최근 중국이 대만 상륙을 가정한 훈련을 하면서 돌격부대 맨 앞에 늑대로봇을 배치해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9월 중국 승전 80주년 행사에서 선보였던 늑대로봇의 지속적 개발을 거쳐 이미 실제 군사훈련에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세계 최고 드론 강국으로 불리는 중국이 벌떼 드론과 늑대로봇으로 무장하고 인공지능(AI) 전략지휘시스템까지 갖추게 된다면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AI의 발전으로 전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실감하는 시대다. 미국도 전투기, 폭격기, 잠수함, 전함, 헬리콥터 등의 대형 무기 위주 전쟁 수행시스템을 소형 드론, 전투로봇, 무인 전투기, 무인 수상정 등 AI 기반의 새로운 체계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다행인 건 우리도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안두릴 등의 AI 스타트업들과 무인 전투기나 전투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기술 확보와 대량생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다. 제조강국인 중국군의 무장 속도를 보면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전쟁 수행시스템 구축은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미국은 미래 지향적 군사 기술 개발을 위해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을 적극 활용 중이다. DARPA는 지금 인류가 누리는 많은 첨단 기술의 산실 역할을 해 왔다. 인터넷, 마우스, 전자레인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탄소섬유, 수술로봇, 드론 음성인식 기술, 자율주행차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기술이 DARPA에 의해 시작됐다.
DARPA는 철저하게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미래지향적 기술에 집중한다. 그래서 실패할 확률도 높지만 성공했을 때 파급력이 큰 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로봇, 드론, AI 기술을 통합한 새로운 방위체계 개발은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새로운 세계를 향한 도전이다.
미국은 3경 원이 넘는 자본이 AI 기업에 투자돼 있는 만큼 충분한 기술력과 투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AI, 로봇, 드론, 자율주행 기술은 중국도 따라가기 버거운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어 내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상황으로 보면 새로운 기술로 시제품을 완성한다고 해도 전쟁 억지력을 만들기 위한 대량생산 제조역량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역량이 뛰어난 우리에게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기회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재 AI 역량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엔비디아의 첨단 GPU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고 천문학적인 자본 투자도 큰 걸림돌이다.
무엇보다 미국 기업들이 우수한 인재를 다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AI 인재 확보도 난감한 상태다.
그런데 세계 최고의 AI 기술을 확보한 미국 기업들이 돈까지 주면서 AI 무기체계를 함께 개발하자고 한다면 첨단 AI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된다.
우리 제조업이 피지컬 AI 산업 상용화 분야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인지는 젠슨 황이 이재용·정의선 회장을 초청해 ‘깐부치킨’ 이벤트를 벌이면서 이미 증명해 줬다. 이 강점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
팔란티어도 국방 프로젝트에서 확보한 AI 기술로 기업용 온톨로지 기술을 개발해 AI 시장의 리더가 됐다. 기본기만 잘 익히고 나면 누구보다 빠르게 발전시키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다. 자본도, 기술도, 인재도 없다고 한탄만 할 게 아니라 미국과의 탄탄한 협력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AI 시대 핵심 국가로 도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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