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보는 KFN 페이스:北

입력 2025. 11. 09   15:10
업데이트 2025. 11. 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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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노동신문’을 ‘신문’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


 

KFN ‘페이스:北(북)’ 스틸 컷. 사진=KFN
KFN ‘페이스:北(북)’ 스틸 컷. 사진=KFN



북한에 관한 소식을 전할 때 흔히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을 인용합니다. 

폐쇄적인 북한에서 나오는 공식 자료는 그만큼 귀합니다. 북한에서 작정하고 만들어 대내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걸 알리고 있는 만큼 북한이 어떠한 의도로 어떠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하려면 ‘행간을 읽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행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자료가 바로 노동신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보안법 7조(찬양 고무)에 따라 북한의 선전 선동물 즉, 노동신문 원문을 실시간으로 온라인 열람할 수 없습니다. 이는 국가의 존립과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다만 한 달이 지난 후에는 국립중앙도서관 북한자료실이나 일부 대학 도서관 등에서 노동신문을 연구 목적에 한해 열람할 수 있습니다.

실제 국회에서도 ‘연구와 학문적 접근에 한정하여 노동신문 공개를 허용하자’는 법안이 몇 차례 발의된 바 있습니다. 그만큼 학계에서는 노동신문이 북한 연구의 핵심 사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45년 창간된 노동신문은 올해로 80년을 맞았습니다. 북한 노동당의 역사와 함께한, 체제의 공식 나팔수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북한 매체를 ‘신문’이라고 부르는 데 반대합니다. ‘노동신문’은 북한 내부의 고유명사로서 그대로 사용하지만,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신문’의 의미와는 다릅니다.

신문은 원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공적 매체입니다. 기자가 독립된 매체로서 사실을 확인하고 비판적 시각에서 보도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러나 북한 노동신문의 기자는 중앙당 지시를 받아 정해진 내용을 그대로 작성합니다. 지방 취재를 하더라도 보도 목적이 아니라 권력 구조의 이권 거래와 연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도 ‘좋은 기사’를 써준 대가로 뒷돈을 받는 일이 존재합니다. 노동신문의 기자는 취재원이 아니라 체제의 선전도구에 가깝습니다.

북한에서 기자가 되는 과정도 우리와 다릅니다. 당 배치로 선발됩니다. 노동당 선전선동부 또는 선전 부문 일군으로 일하다가 급수가 높아지면 중앙당 노동신문사로 ‘승진배치’되는 식입니다. 이들이 쓴 기사는 모두 당 선전선동부의 결재를 거칩니다. 비유하자면 한국의 기자가 쓴 기사를 대통령실에서 사전 검열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노동신문은 ‘언론’이라기보다는 ‘관영매체’로 부르는 게 정확합니다.

노동신문 외에 민주조선, 평양신문 등 지역 매체들이 있지만 대부분 노동신문 기사를 그대로 복사해 싣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결국 북한 언론의 메시지는 하나의 중심에서 통제되고 있습니다.

KFN ‘페이스:北(북) 시즌2’ 111회 ‘북한 정권의 나팔수, 노동신문의 위상’은 10일 오후 8시에 방송됩니다. KFN 유튜브 채널에서도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박새암 강남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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