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와 싸우는 용기, 그들의 헌신을 기억하며

입력 2025. 11. 06   15:49
업데이트 2025. 11. 06   15:50
0 댓글
문소룡 소령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문소룡 소령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깊어가는 가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 위에 선 대한민국은 오늘도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평화의 배경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많은 영웅이 있다. 

각종 재난 현장에 사이렌을 울리며 누구보다 빠르게 달려가는 영웅들을 우리는 소방관이라고 한다.

11월 9일은 제63주년 소방의 날이다. 화재 신고 119를 상징한다. 소방의 날은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의 노고에 감사하고, 화재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군인에게 ‘국가방위’가 주어진 사명이라면 소방관에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가 그 사명일 것이다. 군복은 ‘나라를 지키는 상징’이고, 방화복은 ‘생명을 구하는 상징’이라는 점에서 두 직업은 다른 길을 걷는 듯 보이지만, 그 본질은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데 맞닿아 있다.

실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보여주는 용기와 헌신은 군인으로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인 ‘희생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최근 OTT 채널에서 ‘소방관’이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거대한 불길이 치솟는 건물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을 구하기 위해 소방관들이 주저 없이 뛰어드는 모습은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들의 등에 생긴 화상과 방화복에 묻은 검은 그을음은 단순한 흔적과 오염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고귀한 전투 흔적이었다. 소방관의 역할은 현재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국토방위의 역할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우리가 훈련장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적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함이듯, 소방관의 땀과 눈물 역시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

군대와 소방은 오랜 시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산불 진화와 같은 대규모 재난 현장에서 군 병력은 소방인력과 힘을 모아 국민의 안전을 지켜왔다.

2022년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당시, 소방관들은 불길 속에서 주민을 대피시키고 진화작업에 필사의 노력을 다했다. 장병들은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소방관들을 지원했다.

당시 재난 현장에서 군복과 소방복을 입은 이들이 함께 땀 흘리며 재난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보며 ‘국민의 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하나가 되는 우리의 존재 이유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

소방의 날은 소방관의 노고를 치하하는 날을 넘어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일상의 안전이 그들의 헌신 덕분임을 한번 더 되새기는 날이다. 제복의 무게를 견디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소방관에게 경의와 찬사를 보낸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