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1969년 11월 15일 자
기온이 떨어지며 계절은 겨울 초입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군에서의 겨울 추위는 더욱 매섭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시설 현대화와 고품질의 보급품 지급으로 그나마 든든하게 겨울을 날 수 있지만 과거 어렵던 시절에는 겨울 자체가 군 복무를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1969년 11월 15일자 전우신문(현 국방일보)에서는 곤궁했던 시절 군의 겨울준비를 엿볼 수 있는 기사를 접할 수 있습니다. 기사를 보면 군에서 당시 ‘겨울나기’가 얼마나 중요한 연례행사였는지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육군에서는 10월 말 현재 올해의 월동준비를 완전히 끝냄으로써 자주국방 체제 확립과 자립경제체제 확립의 면모를 여실히 입증해 주었다. 11월부터 내년 4월 말까지를 월동기간으로 잡고 있는 육군은 그동안 동계작전 및 신체방한 등 전반적인 월동대책을 강력히 추진하였으며 금년도에는 동계피복 지급량을 상당히 높였을 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충분한 방한을 할 수 있도록 향상된 피복이 지급됐다.”
‘전후방 월동대책 만전’이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기사는 전문부터 육군의 겨울나기 준비의 중요성을 실감나게 전하고 있습니다. 월동 준비를 ‘자주국방’ ‘자립경제’ 수준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선 ‘김장’ ‘주부식’ ‘피복’ ‘채난’ ‘유류’ ‘설화대책’ ‘진지’ 등 현재 잘 사용하지 않는 품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선 ‘김장’의 경우 하루 1인 소비량을 250g(140칼로리)으로 계산, 12월 1일부터 다음해 2월 28일까지를 급식 기간으로 간주해 총 1만7000여 톤을 준비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숫자로는 쉽게 와닿지 않는 점을 감안, 이 모두를 트럭분으로 환산할 경우 총 4250대에 달하는 분량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입니다.
당시 여의치 않았던 경제 사정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기사는 “금년도 양념 등의 급격한 앙등으로 염려되는 김치 맛의 저하는 자체에서 생산된 무우, 배추 등을 김치에 충당, 이에 들어갈 비용을 양념값으로 전용하여 무난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450g 외에 김장을 더 추가로 담구어 급식량을 높이도록 하였다”고 적고 있습니다.
낯선 용어인 ‘채난’ 품목도 눈에 띕니다. ‘채난’은 난방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던 용어입니다. 기사에는 “난로 1대당 1일(8시간 기준) 4.5갤론의 경유를 사용토록 증가 보급하여 연료부족으로 인한 능률의 저하를 일소토록 하고 보일러는 8시간, 목욕은 6시간으로 사용시간을 높이도록 하는 한편 혹한과 강설에 대비해 고지 지대에 쓰일 채난용 경유와 무연탄 등을 모두 사전에 비축하여 두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군은 국력 신장과 더불어 군 보급품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시설도, 방한용품도 예전에 비해 월등히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훈훈한 월동장비는 우리 국민들의 따뜻한 격려 한마디가 아닐까 합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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