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은 무용수였다. 지금은 조국을 지키는 군인의 길을 걷고 있다. 어린 시절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배웠고, 발레리노를 꿈꾸며 오랜 시간 훈련해 프로 무용수가 됐으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발레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며 새로운 목표를 찾아 ‘군인’이라는 길을 택했다. 막중한 책임감과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이 마음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입대 후 K9 자주포 운용 부대인 육군12보병사단 최남수대대에 배치돼 1년 반 동안 복무한 뒤 임기제 부사관으로 임관해 포반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포반장으로 참가한 훈련은 쉽지 않았다. 부대원과의 협동, 위기상황에서의 침착함, 무기체계를 다루는 전문성까지 모든 게 나를 성장시켰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은 전반기 육군 국제과정(K-AIC)에 참여한 것이었다. K-AIC는 K9 자주포를 구매한 국가 및 구매가 확정된 나라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사용자 교육을 하는 과정이다. 이에 유학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군 관계자들에게 K9 자주포의 성능과 운용 능력을 설명하는 역할 및 부교관들과 함께 전포, 정비, 전술토의 등의 교육을 진행했다. K9 자주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의 무기다. 고속 자동장전과 정밀타격 능력, 전장 적응성이 뛰어난 무기체계다. 이런 점을 설명하면서 K방산의 위상과 이를 대표하는 K9 자주포 포반장이라는 직책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
그러나 처음 해 보는 통역과 교육 지원은 또 한 번의 큰 도전이었다. 영어로 된 군사용어, 한국군과 다른 외국군의 규정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도전정신과 열정을 불태워 국방의 국가대표라는 마음으로 임무에 매진했다. 그 결과 K-AIC 교육성적 우수상을 받게 됐다.
교육이 시작되고 2주가 지난 뒤 포탄사격 훈련을 받았다. 수없이 경험했던 사격이었지만, 외국군들과 같이하니 긴장감이 더했다. 사격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외국군들과 토의하며 각자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느낀 바는 조금씩 달랐지만, 그들이 경험한 K9의 우수성에는 모두 공감했다.
K-AIC에서 단순히 언어 전달만 한 건 아니다. K9 자주포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바탕으로 외국군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줬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기술력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는 사실은 군 생활에 큰 자부심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한 명의 부사관으로서 한층 더 강인한 군인이 되고자 끊임없이 갈고닦을 것이다. 비록 어릴 적 꿈과 다른 무대에 서 있지만, 대한민국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최남수대대 전우들을 향한 믿음과 애정이 있는 이곳이 나의 새로운 꿈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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