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감시하는 ‘5개의 눈’ 완성하다

입력 2025. 11. 03   17:25
업데이트 2025. 11. 0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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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정찰위성 5호기 발사 성공…경과와 의미 

더 강력하게
군 독자적 우주 정찰 ‘425사업’ 마무리
킬체인 향상…한국형 3축체계 강화
2030년까지 초소형 위성 발사도 목표
더 정밀하게
세계 최고 수준 독자 SAR 위성 확보
북 도발 징후·종심지역 전략표적 감시
기상 상관없이 2시간마다 입체적 정찰

 

군 정찰위성 5호기가 실린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가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출처: 스페이스X)
군 정찰위성 5호기가 실린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가 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국방부 제공(출처: 스페이스X)



우리 군의 ‘킬체인(Kill Chain) 역량’이 대폭 강화됐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탐지해 선제적으로 제압하는 킬체인의 핵심인 군 정찰위성체계를 확보하는 ‘425사업’의 마지막 퍼즐인 5호기가 2일 발사에 성공하면서다.

425사업은 1조3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탐지하고 종심지역 전략표적을 감시하는 군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현재 1~3호기는 실전 배치된 상태다. 전투용 적합 판정 중인 4호기와 이제 돌입하는 5호기가 작전에 투입하게 되면 북한 내 특정 표적을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할 수 있게 된다.

425사업 마무리는 우리 군이 독자적인 우주 정찰 자산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금까지 우주 공간에서의 정찰 활동은 대부분 미국에 의존해 왔다. 사업이 완료되면 우리 군은 미국 도움 없이도 북한 내 미사일 기지·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미국 기존 정찰자산까지 더하면 감시 사각지대는 더욱 줄어든다. 이에 더해 우리 군은 2030년까지 소형·초소형 정찰위성도 발사해 대북 감시 주기를 30분으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감시·정찰 능력이 고도화되면 킬체인 역량도 덩달아 향상한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순간을 탐지할 ‘눈’이 많아지고 시야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합성개구레이다(SAR) 위성 확보는 ‘한국형 3축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대량응징보복)’ 완성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 정찰위성들은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하는 특징이 있다. 5기 위성 중 1호기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를 장착했고, 나머지 2~5호기는 SAR을 탑재했다. 사업 이름인 425도 ‘SAR(사)’와 ‘EO(이오)’를 합성한 비슷한 발음의 숫자에서 따왔다. 연중 약 70%가 흐린 한반도 기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EO 위성은 가시광선으로 지상을 직접 촬영해 시인성과 가독성이 뛰어난 영상을 제공하지만 기상조건에 제약을 받는다. 반면 SAR 위성은 야간·악천후에도 운용할 수 있다. 지표에 전파를 발사해 반사신호를 수신, 이를 합성해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수천 개의 펄스를 합성해 고해상도 영상을 생성하는 것인데, 특히 금속재질을 효과적으로 식별 가능해 위장막이나 수풀 아래 숨겨진 레이다·미사일·전차 등도 찾아낸다. IR 위성은 물체의 열 특성을 기반으로 적외선센서를 통해 영상을 얻는다.각 위성이 전송한 영상을 축적·매칭해 분석하면 판독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EO/IR과 SAR 위성 간 중첩 촬영이 필요한 이유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 장점을 극대화하는 취지다.

국방부는 “표적 특성에 맞는 센서(EO·IR·SAR)를 활용함에 따라 북한의 도발징후 감시 및 주변국과의 분쟁소요를 입체적으로 식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5호기는 425 위성의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도 일조했다. 앞서 발사된 위성들이 해외 선진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제작된 것과 다르게 5호기는 SAR 탑재체 조립·통합·시험을 비롯해 SAR 센서 전자부와 데이터링크 등 핵심 분야를 국산화했다.

군은 425사업과 별도로 소형·초소형 위성도 쏘아 올린다는 방침이다. ‘초소형위성체계 개발사업’도 이런 계획 중 하나다. 이는 한반도와 주변 해역의 위기 상황을 신속하게 감시하고, 국가 우주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위성체계를 구축하는 다부처 협력사업이다.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우주항공청 등과 내년 후반기부터 차례로 SAR, 군집위성, EO위성을 발사할 예정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초소형위성체계가 향후 전력화되면 군 정찰위성(425사업)과 상호보완적 운용이 가능한 킬체인 핵심전력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발사관리단장인 정규헌 방사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군 정찰위성체계 확보 이후에도 현재 진행 중인 초소형위성체계 연구개발사업을 적기 추진함은 물론 우주작전 수행 여건 보장을 위한 발사장 시설과 발사체 기술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근 국방과학연구소 군 정찰위성 체계개발단장은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K우주방산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첨단 국방 우주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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