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크루 20명과 함께 강원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마라톤에 참가해 10㎞ 출발선에 섰다. 2024년 10월 중대장으로 보직됐을 때부터 다짐했던 꿈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평소 리더십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중대장 보직 이후 매일 체력단련 시간에 중대원들과 같이 달리겠다고 선언했다. DMZ 마라톤 참가를 목표로 ‘화기중대 러닝크루’를 만들어 중대원들과 체력단련 시간에 포천천을 함께 달리며 체력과 팀워크를 다져 왔다.
그간 쌓아 온 땀의 결과를 ‘화기중대 러닝크루’의 첫 마라톤 대회에서 중대원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 출발선에 서서 중대원들의 얼굴을 한 명씩 차례로 바라봤다. 긴장감도 느껴졌지만, 매일 같이 뛰었던 중대원들이 옆에 있었기에 다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결의가 가득했다. “오늘은 우리 중대가 하나 되는 날이다. 파이팅!” 출발신호가 울리자 선두에서 페이스를 이끌고 후미는 행정보급관이 맡아 뒤처지는 중대원들을 챙기면서 낙오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용기를 북돋았다.
날씨는 맑았지만 9월의 햇볕은 뜨거웠다. 오르막 구간은 모두에게 큰 도전이었다. 페이스가 무너질 때마다 중대원들에게 외쳤다. “자,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조금만 더 힘내자!” 격려의 목소리에 느려지던 발걸음이 다시 살아났다. 누군가 뒤처지면 앞에서 끌어 주고, 지친 중대원들에게는 행정보급관이 물을 건네며 달렸다.
이번 대회의 목표는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완주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중대장으로서 우리 팀과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었다.
모두가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땀으로 젖은 얼굴마다 미소가 번졌다. 목에 걸린 메달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우리 중대의 끈끈한 팀워크와 인내심을 증명하는 상징이었다. 서로 끌어안고 “우리가 해냈다!”고 외쳤을 때, 그 어떤 순간보다 값진 보람을 느꼈다.
체력단련 시간 포천천에서 시작된 우리 중대의 러닝크루 활동은 ‘함께 달리는 중대=함께 성장하는 중대’라는 우리 중대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을 통해 리더십은 구호가 아니라 지휘관이 앞장서 달릴 때 따라오는 힘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마라톤을 하면서 우리 중대가 배운 군인정신은 사격훈련, 전술훈련평가 등 실제 임무에서 반드시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출발선에 섰다. 더 강한 화기중대, 더 강한 육군을 만들기 위해 우리 8중대는 계속 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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