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방산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서울 ADEX 2025)’가 449억 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을 달성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현대로템은 방산 부문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의 AI 솔루션 업체인 ‘쉴드(Shield)AI’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한화시스템은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와 손을 잡고 본격적인 레이다 수출 확대에 나섰습니다. 송시연 기자
서울 ADEX 2025가 지난 24일 막을 내린 가운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이윤청 기자
서울 ADEX 2025 역대급 성과 마무리 600개 업체 참가·26만 3283명 방문 항공·지상무기·잠수함 글로벌 협력도
지난 17~2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25(서울 ADEX 2025)’가 449억 달러 규모의 수주 상담을 펼친 것으로 집계됐다. 입장객 또한 26만3283명으로 직전 대회인 서울 ADEX 2023의 입장객 22만228명보다 19.5% 증가했다.
서울 ADEX 2025에는 35개국에서 600개 업체가 참가해 2800부스를 운영했다. 이번에 달성한 수주 상담액은 서울 ADEX 공동운영본부가 당초 예상했던 33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지난 서울 ADEX 2023의 수주 상담액보다 52.7% 늘어난 수치다.
수주 상담액은 향후 우리나라 방위산업 및 우주항공산업 수출 규모와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다.
항공 분야에서는 미국, 이집트,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등이 훈련기와 기동 헬기 KUH-1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KF-21 보라매 전투기에 관심을 보였다.
지상무기와 방산 분야에서는 이라크와 UAE, 사우디아라비아, 루마니아 등이 K2 전차 개량형 도입을 우리와 협의했다. 미국과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사우디아라비아는 천궁Ⅱ와 다연장로켓 천무, 폴란드와 이집트, 캐나다는 한국산 잠수함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정엽(왼쪽) 현대로템 부사장과 마이크 한린 쉴드AI 글로벌 전략 및 사업개발 총괄이 ‘국방 AI 기반 다목적 드론 운용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미 쉴드AI와 드론 기술 개발 업무협약
현대로템이 방산 부문의 인공지능(AI) 기반 기술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지난 23일 미국의 AI 솔루션 업체인 ‘쉴드(Shield)AI’와 ‘국방 AI 기반 다목적 드론 운용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쉴드AI가 공급하는 AI 기반 자율전투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하이브마인드 엔터프라이즈(HME)’를 활용해 무인체계의 자율전투 임무수행 기술을 단계적으로 연구개발하고 고도화할 방침이다.
먼저 차세대 지상무기 라인업에 자율임무 수행이 가능한 드론을 탑재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어 다목적 무인차량인 HR-셰르파(SHERPA)나 다족보행로봇 같은 무인체계의 자율 임무수행을 고안할 예정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고도화된 AI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종류의 유·무인 복합(MUM-T) 무기체계들이 통합적으로 지휘·통제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미래 전장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박혁(왼쪽) 한화시스템 레이다사업센터장과 다니엘 셰펠만 딜디펜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아이리스-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 공급을 위한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화시스템 제공
대공방어·다기능레이다 협력 MOU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인 레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대표 대공방어솔루션 업체와 손을 잡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1일 독일 방산기업 딜디펜스와 대공방어체계 아이리스-T SLM 내 다기능레이다(MFRr) 공급을 위한 사업 협력을 맺었다.
아이리스-T SLM은 미사일과 전투기는 물론 무인기·드론까지 요격하는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다. 딜디펜스의 주력 제품으로 독일이 주도하고 유럽 20여개국이 참여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유럽영공방어계획(ESSI)을 실현할 핵심 대공방어체계으로 꼽힌다.
양사는 이번 협약를 통해 딜디펜스의 대공방어체계와 한화시스템 다기능레이다(MFR)를 통합·연동하기 위한 기술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향후 공동으로 진출 가능한 해외 시장을 분석하고, 아이리스-T SLM 체계 간 한화시스템의 레이다 실장비 연동과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주원호(왼쪽 셋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과 에릭 츄닝(오른쪽 셋째) 헌팅턴 잉걸스 전략 개발 총괄 부사장이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美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합의 각서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 협력의 첫 사례다.
HD현대는 지난 26일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양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및 건조에 협력하고 나아가 상선과 군함 분야 전반에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와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또 미국 내 조선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미 해군이 새롭게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 및 군수 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이다.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 미 해군의 보급·물류 능력 현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원대학교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가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K-RMF 국책연구를 수행한다. 지난 24일 열린 방산기술보호연구소 개소식에서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강원대 제공
국내 대학 첫 K-RMF 국책연구 수행
강원대학교 첨단군사과학기술연구소는 지난 24일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글로컬랩 컨소시엄형 사업인 ‘방산기술보호연구소’의 핵심 참여 기관으로 선정돼 국내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국방 사이버보안 위험관리제도(K-RMF) 국책연구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K-RMF는 방위산업 무기체계의 사이버 보안 위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표준 프레임워크다.
김익현 연구소장은 “K-RMF 국책 연구기관으로서 방산 기업들이 글로벌 표준 보안 체계를 갖추고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연 강원대 총장은 “강원도의 방산혁신클러스터 조성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이번 사업으로 지역 방위산업 발전의 학술적 기반을 제공하고, 전문인력 양성으로 국가 안보와 지역경제 발전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