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 속 예비전력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예비전력이 상비전력과 통합된 임무 수행태세를 완비하고 국가총력전을 펴기 위한 핵심 전투력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각급 부대들도 예비전력이 현역 시절 발휘했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전적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육군56보병사단 용마여단이 지난 23일 실시한 예비군과 현역 장병 간 다중통합 레이저 교전체계(MILES·마일즈) 활용훈련이 그중 하나다. 글=최한영/사진=조용학 기자
예비군, 현역 못지 않은 몸놀림과 전투력 발휘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별내훈련장에서 치러진 훈련은 적이 국가중요시설을 점령한 것을 가정해 탈환하는 데 필요한 작전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하는 장이 됐다. 예비군들이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공격을 기다리는 사이 대항군 역할을 맡은 여단 기동중대 장병들도 건물 내 주요 거점을 단단히 틀어쥐고 있었다.
공격 전 정찰드론이 날아올라 적 배치현황을 훑었다. 예비군들은 드론이 보내온 영상을 모니터로 즉각 확인하며 효율적인 공격 방안을 논의했다. 공격이 시작되자 드론이 다시 날아올라 적 동태를 살핀 내용이 무전기로 전파됐다. 적이 날린 드론이 보이자 인근 건물 옆으로 엄폐한 뒤 대공화망을 구성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예비군들이 적이 숨어 있는 건물 앞까지 접근하자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팀장의 육성지휘와 수신호에 따라 예비군들은 현역 때 못지않은 몸놀림을 보여 줬다. 동료들의 엄호를 받으며 건물 안으로 진입하자 대항군들과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
예비군들이 훈련장 외곽 산 능선을 타는 우회 기동까지 감행하며 후방에서 공격하자 정면에 있던 전투원들이 움직일 공간이 생겼다. 마일즈 장비로 ‘사망’ 판정을 받은 예비군이 아쉬운 표정으로 방탄헬멧을 벗고 훈련장을 빠져나가는 사이 다른 예비군이 탄알집을 회수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현역 장병들도 건물을 뺏기지 않기 위해 건물 내부를 오가며 예비군들에게 총탄을 퍼부었다. ‘교전 종료’가 선언되기 전까지 살아남은 예비군과 현역 장병들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렸다.
훈련이 끝나자 예비군과 현역 장병들은 웃는 얼굴로 서로를 격려했다. 양승권 예비역 중사는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훈련하니 실전성과 훈련 집중도가 높아졌다”며 “후배 장병들의 높은 전투력을 확인할 수 있어 믿음직했다”고 말했다. 여단 기동중대 이승헌 일병도 “선배님들이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루트로 공격해 오는 것을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지역방위 단단히 하는 계기 될 것”
이날 훈련은 예비군, 그중에서도 구(區) 기동대의 도시지역 작전 능력을 높이기 위해 열렸다. 구 기동대는 시·군·구 단위로 편성돼 기동 예비임무를 수행하는 예비군을 말한다.
여러 차례에 걸친 교전은 예비군들이 도시지역 소부대 전투기술을 숙달하고, 현역 장병들은 예비군들의 전투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가 됐다. 노중구 예비역 중위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현역 장병들과 맞붙은 게 동기부여가 됐다”며 “유사시 소집됐을 때 우리 지역에서 반드시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여단은 예비군과 현역 장병들이 착용한 마일즈 장비로 실시간 집계한 생존 여부, 적 제압 수 등을 합산해 우수 예비군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훈련 중 노원구청 이동형 재난안전상황실이 보유한 드론과 기타 장비를 활용하며 관·군 통합방호 능력을 향상하는 계기로도 삼았다.
사단은 앞으로도 상비예비군 확대, 구 기동대용 감시정찰드론 확보 등 예비군 정예화에 필요한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최민철(중령) 노원대대장은 “훈련을 통해 현역 장병과 예비군이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며 “현역과 예비전력이 보유한 전투력을 날카롭게 벼려 지역방위를 단단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육군56보병사단 용마여단 마일즈 교전훈련에서 현역 장병과 예비군들이 주요 거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육군56보병사단 용마여단 마일즈 교전훈련에서 현역 장병과 예비군들이 주요 거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육군56보병사단 용마여단 마일즈 교전훈련에서 현역 장병과 예비군들이 주요 거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육군56보병사단 용마여단 마일즈 교전훈련에서 현역 장병과 예비군들이 주요 거점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