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대첩 105주년, 김좌진함의 이름으로 다짐하다

입력 2025. 10. 23   17:09
업데이트 2025. 10. 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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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중사 해군잠수함사령부 95잠수함전대
최경민 중사 해군잠수함사령부 95잠수함전대



가을 내음이 성큼 다가오던 지난 20일, 청산리대첩 전승 105주년 기념식 현장에 섰다. 민족의 정기가 서린 그 자리에서 들려오는 ‘청산리의 함성’은 과거의 메아리가 아니었다. 김좌진 장군의 용기와 결단,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군의 숨결이 지금도 살아 있는 듯했다. 김좌진 장군의 이름을 단 함정의 승조원으로서 그 정신을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다. 

당시 독립군의 배후에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수많은 동포의 헌신이 있었다. 그들의 피와 땀,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했다. 기념식장에서 ‘만세 삼창’을 외치며 생각했다. 105년 전 그분들께서 지키려 했던 조국, 지금 우리가 수호하고 있는 바로 그 나라다.

김좌진함은 김좌진 장군의 이름을 계승한 대한민국 해군의 자랑스러운 함정, 잠수함이다. 우리는 김좌진 장군의 기개를 마음에 새기고 “청산리의 정신으로 조국의 바다를 지킨다”는 각오로 매일 임무에 임하고 있다. 하늘도, 창도 없는 심해의 좁은 잠수함에서도, 혹은 작전 중 긴장감이 감도는 순간에도 종종 청산리의 전투를 상상해 본다. 그때의 독립군처럼 우리 또한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오늘의 투사들’이다. 조국을 향한 마음만큼은 105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당시는 동포들이 구해 준 무장으로 전투에 임했다면 오늘날은 국민이 만들어 주시고 구매해 주신 무기체계로 작전에 임한다.

김좌진함 승조원으로서 느끼는 자부심은 남다르다. 역사책에 나오는 독립전쟁 영웅의 이름을 단 함정에서 근무한다는 것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무거운 책임이다. 우리의 한 번의 항해, 한 번의 경계근무가 국민의 안녕과 직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매 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또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해군이 되기 위해,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청산리대첩 105주년 기념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잠수함 승조원으로서 깊은 바닷속에서 임무 완수를 위해 헌신해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다. 김좌진 장군과 독립군을 비롯한 선조들께서 피로 지켜 낸 나라를 이제는 우리가 바다에서 수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욱 굳게 자리 잡았다.

김좌진 장군의 정신은 결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오늘도 심해의 김좌진함에서, 우리 승조원의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김좌진 장군이 그날 청산리의 산맥을 넘어 승리의 깃발을 휘날렸듯이 우리 역시 심해에서 대한민국의 깃발을 굳건히 지켜 낼 것이다.

김좌진함은 앞으로도 조국의 바다를 수호하는 최전선에서 김좌진 장군의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함정으로 항해를 이어 갈 것이다. 청산리의 함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 김좌진함 승조원들의 마음속에서 여전히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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