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1포병여단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군인의 길을 걸으며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왜 이 길을 걷고 있는가?”
지난 7월 초임장교 여단 집체교육은 이 질문에 해답이 됐다. 나 혼자만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동기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서로 용기를 주고 함께 나아가길 다짐했다.
집체교육 내용 역시 그 답이 됐다. 우리 여단이 창설 이후 걸어온 길은 수많은 선배 포병인이 닦아 놓은 것이었다. 단지 포를 쏘고 사격을 지휘하는 이가 아니라 ‘비호포병여단의 위대한 역사를 이어 나갈 기회를 가진 사람’이란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
또 『Serve to Lead』를 읽고 토의하며 리더십이란 위에서 통제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낮춤으로서 부대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임을 깨달았다. 즉 자신이 먼저 행동하고 실천할 때 전우들이 믿고 같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체교육 마지막 날, 여단장님께서 하신 말씀이 유독 마음에 남았다. “여러분은 군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던질 수 있는가? 돈과 명예가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신만이 군인의 존재 이유”라는 말씀은 이 길 위에서 고민하는 우리를 일깨우는 밝은 빛과 같았다. 전투복을 입고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고 군인이 된 것은 아닐 터. 보이지 않는 진지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포병의 역할처럼 그러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
초임장교 집체교육에서의 깨달음은 곧 실전으로 이어졌다. 부대 복귀 후 최정예 포술팀 경연에 참여해 사격지휘병들과 문제를 풀어 보기를 반복했다. 처음엔 한 시간 넘게 소요됐던 기제표 풀이가 10분 이내로 단축됐고 우리는 ‘할 수 있다’는 전우애와 자신감을 갖게 됐다.
고폭탄 사격훈련에서도 신속하게 사격 제원을 산출했던 호흡 덕분에 우리는 사격 임무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총 43번의 ‘준비, 쏴!’ 명령과 발사 순간의 진동, 굉음은 묵직한 성취감과 함께 강렬한 기억을 선물했다. 이를 통해 훈련과 실전이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깨닫고 전시 승리를 위한 평시 교육훈련의 중요성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직 소위이고 모르는 게 많지만 “왜 이 길을 걷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다양하고 의미 있는 답을 찾아가고 있다. 현장에서 부딪히며 배우고, 실패 속에서 성장하며 결국 이 질문에 흔들림 없이 답할 수 있는 장교가 될 것이다. 흔들려도 꺾이지 않고 어려움을 회피하지 않는 용기 있는 리더가 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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