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0톤급 잠수함 장영실함은…
조선 최고 과학자로 함명 제정…최장 잠항능력 자랑
수직발사 SLBM 장착…수중 킬 체인 전략자산 활용
세계 최초 AIP·리튬 전지 결합 ‘하이브리드’ 잠수함
우리 해군의 첫 3600톤급 잠수함인 장영실함이 22일 진수됐다. 함명은 조선시대 최고 과학자인 장영실에서 따왔다. 강한 국방력의 근간을 과학기술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 진수식에서는 장영실의 발명품들이 스크린에 하나씩 등장,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장영실의 정신이 오늘날 잠수함 기술로 부활했음을 알렸다. 글=조수연/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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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해군력 바탕 임무 완수”
장보고Ⅲ 배치Ⅱ 선도함(1번함) 장영실함의 진수식은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을 주빈으로 가설 돔에서 진행됐다. 무대 중앙의 스크린이 반으로 갈라지며 장영실함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의 박수와 탄성이 쏟아졌다.
강 총장은 “해군 창설 8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에 장영실함을 진수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강력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군 본연의 임무를 완수하겠다.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필승해군을 향해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은밀성과 생존성 잡은 ‘선도함’
장영실함은 독자 기술로 설계된 차세대 잠수함이다. 장보고Ⅲ 배치Ⅰ도산안창호급보다 한 단계 진화했다. 먼저 덩치를 키웠다. 3600톤, 길이 약 89m로 승조원이 50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향상된 잠항 지속 능력과 리튬 배터리 체계도 갖췄다. 새로운 추진체계는 디젤 잠수함 중 세계 최장의 잠항 능력을 자랑한다. 해군 잠수함 가운데 처음으로 안정성이 검증된 리튬전지와 잠항 중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를 동시 탑재해 납축전지를 장착했던 도산안창호함보다 잠항 시간을 3배 이상 늘렸다. AIP와 리튬 전지를 결합한 추진체계를 갖춘 ‘하이브리드’ 잠수함으로 건조된 건 세계에서 처음이다.
함내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다양한 저감기법을 적용, 수중방사소음을 줄여 작전 중 노출 위험성이 기존 잠수함에 비해 낮아졌다. 추진기 고장 등 비상상황에서도 기동할 수 있는 보조추진기를 탑재해 생존성도 잡았다. 이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은밀히 기동하거나 최대 속력으로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됐다는 의미다.
무장에선 ‘주먹’을 더 두텁게 만들었다. 잠수함의 두뇌인 전투체계와 눈·귀에 비유되는 소나체계의 성능을 개선해 정보처리와 표적처리 능력이 향상됐다. 육상표적 타격 능력도 강화됐다. 수직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해 강력한 전투력을 갖췄다.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한 단계 올라간 셈이다.
장영실함은 무장 체계와 잠항력을 대폭 끌어올려 우리 해군의 수중 킬 체인(Kill Chain) 전략자산으로 임무 수행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 주목…해양 방산 기대감도
장영실함 진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잠수함 도입사업을 추진 중인 세계 각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때문에 해양 방산 분야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방한 일정 중 한화오션 경남 거제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직접 시찰한다.
캐나다는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60조 원 규모의 잠수함 사업(CPSP)을 추진 중이다. 1998년 도입해 보유 중인 2400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지난 8월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을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와 함께 적격후보(Short List)에 선정했으며, 한 곳을 낙점할 예정이다.
김태훈(소장)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장영실함은 우리 군의 핵심 전략자산으로서 한층 강화된 정밀 타격 능력과 수중작전능력을 갖춰 다양한 해양 및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해양주권을 굳건히 수호할 수 있는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해군력 건설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수식을 마친 장영실함은 시험평가와 시운전을 거쳐 2027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장영실함 제원(장보고Ⅲ 배치Ⅱ)
톤수 3600t
길이 89m
최대속력 20kts 이상
추진방식 디젤/리튬전지+AIP
무장 어뢰·기뢰/유도탄(순항·탄도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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