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류의 운명을 좌우해 온 극한의 현상이다. 무기는 변하고 기술은 진화했지만, 전쟁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인공지능(AI)이라는 새로운 전쟁 도구를 마주하고 있다. 과연 AI는 첨단 무기 기능을 넘어 전쟁의 본질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손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을 최고의 전략이라고 했다. AI는 이 원칙을 현실화할 강력한 수단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적의 동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다양한 전장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작전을 제시할 수 있다. 또한 여론 분석과 심리전을 통해 무력 충돌 이전에 적의 내부를 흔드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는 손자가 말한 선승이후구전(先勝而後求戰), 즉 싸우기 전에 이미 이긴 상태를 만드는 전략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AI는 단순한 정보 수집을 넘어 전략적 통찰을 제공하는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과거에는 수많은 정보를 인간의 능력으로 처리하기 어려웠지만 AI는 복잡한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장차작전과 장차계획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지휘관들이 더 신속하고 정확한 결정을 내리도록 지원하며, 전투와 전쟁의 주도권을 먼저 잡게 해줄 것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안개와 마찰의 세계’라고 했다. AI가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위험도 낳는다. 해킹, 데이터 오류, 예측 실패는 전장의 또 다른 마찰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그의 ‘전쟁 삼위일체’-국민, 군대, 정부-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 요소다. 전쟁의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의 의지와 정치적 목적이 자리한다.
AI는 완벽하지 않고 AI시스템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AI가 제공하는 정보가 아무리 정교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와 결단력을 발휘하는 것은 오직 인간의 몫이다. AI시대에는 인간의 윤리적 판단과 창의적 사고, 불굴의 의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날카로운 칼과 같다.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생명을 지키는 방패가 될 수도, 무분별한 파괴를 일으키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 손자와 클라우제비츠의 지혜가 공통으로 말해주는 교훈은 분명하다.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그것을 다스리는 인간의 판단과 의지라는 점이다.
A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군대, 동시에 인간 고유의 판단력과 의지를 잃지 않는 군대가 미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우리 군이 이 변화를 깊이 이해하고 굳건한 정신력과 전문성을 다져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를 위해 AI에 대한 학습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손자와 클라우제비츠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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