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안티드론건을 만들자

입력 2025. 10. 15   15:27
업데이트 2025. 10. 1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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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우 소령 육군31보병사단 작전계획참모처
전현우 소령 육군31보병사단 작전계획참모처

 


드론은 정찰, 타격, 심리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전장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특히 소형·저가형 드론의 확산은 병력 규모나 장비, 지형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소형·저가형 자폭드론이 병력과 장비를 정밀타격해 전선의 흐름을 뒤집었으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도 국경 방어망을 무력화하고 기습공격의 돌파구를 여는 핵심 수단이 됐다.

한반도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 우리 군은 드론을 탐지하고도 격추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전방과 후방, 전투부대와 비전투부대를 막론하고 드론 위협이 도달한다’는 것을 사실화했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하는 드론 대응장비는 민간에서 개발한 고정식·단일형 체계로 특정 특수임무부대와 일부 지역방위사단 예비군기동대에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체계는 이동이 제한되고, 무게가 무거워 전투원에게 전투 하중을 부과해 휴대가 제한되기에 비효율적이란 야전 의견이 많다.

이러한 제한사항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지금도 여러 방안이 논의되지만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것은 ‘K2 안티드론건’의 개발이다. 개인화기에 부착 가능한 전자전 모듈이 전력화된다면 각 전투원이 개별적으로 드론을 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다.

더불어 K201 유탄발사기에 산탄형 유탄을 개발·접목하면 전자적 공격이 제한되는 광섬유 유도 드론, 자율비행 드론 등에 물리적 타격을 가하고 드론 공격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K2 안티드론건은 기존 개인화기에 부착하므로 별도의 플랫폼이 필요 없고, 개인화기를 병행 사용할 수 있어 비물리적·물리적 타격을 전투원이 상황에 맞게 선택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양한 장점을 지닌 안티드론건을 개발하고 전력화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민간기업이 보유한 기술 역량을 조기에 전력화하도록 군에서 원하는 제원, 운용조건, 주파수 대역 등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제시함으로써 기술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수준과 현재 민간기업의 안티드론건 개발 속도를 고려한다면 K2 안티드론건은 단기간 내 개발과 전력화가 가능하다. 또한 작전환경에 따른 무선주파수 탐지·차단·대응 등 중·소대급 수준의 전투기술이 구체화된 교범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교육훈련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드론의 위협은 현실이 됐고, 우리는 충분한 과학기술과 의지가 있다. 이 무기체계가 도입된다면 전투원의 생존성 보장과 임무 수행력을 향상시키고, 대한민국 육군의 능력과 태세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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