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6일 국군복지단 주임원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그 책임이 따르는 순간 마음속에 가장 깊이 자리한 질문은 “어떻게 해야 장병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어떤 리더십으로 장병들과 함께해야 할까?”였다. 스스로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답은 멀리 있지 않았다. 바로 ‘가족 같은 병영’과 ‘소통형 리더십’이었다.
군 생활은 누구에게나 결코 가볍지 않은 시간이다. 특히 청춘의 소중한 시기를 군에 바쳐야 하는 장병들에게는 더없이 특별한 여정이다. 훈련의 고됨은 때론 견디기 힘들게 다가오고, 가족의 빈자리는 마음을 허전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병영이 단순히 의무를 다하는 공간을 넘어 서로가 가족 같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집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전우는 형제가 돼 서로를 보듬고, 지휘관과 간부는 부모처럼 장병의 안전망이 될 때 병영은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난다. 결국 ‘가족 같은 병영’은 구호나 지침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이 ‘존중받고 있다’는 마음을 느낄 때 비로소 그 가치는 실현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소통’에 있다. 군은 서로 다른 직급과 직책, 나아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곳이다.
단순한 명령과 보고만으로는 서로의 차이를 이해할 수 없다. 작은 건의사항에도 귀 기울이고, 사소한 고민에도 마음을 열어 공감할 때 신뢰가 생긴다. 그 신뢰야말로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며, 결국 우리 군의 전투력이 된다.
언제나 답을 현장에서 찾고자 한다. 생활관에서의 짧은 대화, 식당에서의 소박한 인사, 체력단련장서 흘린 땀에서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때로는 소소한 불편을 바로잡는 일에서, 때론 제도 변화를 이끄는 과정에서 더욱 확신한다. 이것이야말로 지향하는 ‘소통형 리더십’이며, 모든 장병과 간부 사이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것을.
앞으로도 장병들이 군 생활에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따뜻한 한 끼 식사가 하루의 힘이 되고, 휴식의 순간이 다시 도약할 용기가 되며, 배려가 담긴 공간이 군 생활의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언젠가 장병들이 제대 후 “군 생활에서도 행복은 분명히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최고의 보람으로 느껴질 것이다.
군은 결국 ‘사람’으로 이뤄진 공동체다. 한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한 사람의 행복을 존중할 때 병영은 더 따뜻해지고 동시에 더 강인해질 터. 주임원사로서 늘 장병 곁에서 호흡하며, 가족 같은 병영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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