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우주력 경쟁,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입력 2025. 09. 29   15:29
업데이트 2025. 09. 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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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정 교수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지연정 교수 해군사관학교 군사전략학과


민간 혁신생태계 활성화 
전문인력 장기적 양성
기술 독립 서둘러야


올 들어 우주 경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은 민간기업이 주도한 달 탐사 성공처럼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과 같은 기업과 손잡고 달과 화성 탐사에 속도를 내며 상업적 우주 개발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동맹국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개방형 우주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국가 주도의 일관된 전략으로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을 확장하고 ‘창어 계획’을 통해 달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2020년 톈원 1호를 발사하고, 2021년 화성 표면을 탐사했다. 이러한 흐름은 우주가 단순한 과학 탐구의 장을 넘어 국가 전략 경쟁의 핵심 무대로 부상했음을 보여 준다.

신흥 우주강국들의 도전도 활발하다. 인도는 저비용 발사체와 기술 자립으로 저비용·고효율 우주강국의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가간얀’ 유인우주선 계획을 대폭 확대해 2028년까지 2차례의 유인비행과 6차례의 무인임무, 자체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위성공학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출범시켜 장기적으로 인재 기반을 다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브라질 등도 자체 위성 개발과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우주 경쟁을 향한 도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우주 개발 경쟁에서 성장하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3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독립적인 기술 발전이다. 핵심 발사체, 위성, 탐사선 등 최소한의 자주 기술을 갖춰야 국제협력에서도 대등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둘째, 민간 혁신생태계 활성화다. 정부 주도의 투자가 불씨를 제공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기업과 스타트업의 창의성이 우주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셋째, 전문인력의 장기적 양성이다.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차세대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

특히 군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현재 우리 군은 ‘425사업’(북한 핵·미사일 도발징후 탐지 및 종심지역 전략표적 감시를 위해 전자광학(EO)/적외선(IR) 위성과 합성개구레이다(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으로 구성된 ‘군 정찰위성’ 1세트를 확보하는 사업)으로 다수의 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 이를 통해 한반도 및 주변 지역의 감시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또한 합동참모본부 내에 군사우주과를 신설했고, 공군은 우주작전전대를 창설하는 등 우주작전 수행체계를 정립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군은 연계기관과의 스페이스 전공 트랙을 만들어 로켓 추진, 항법 제어, 우주 전파, 사이버·전자전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우주 감시 및 위협 대응력을 고도화해 미래 전장의 핵심 영역인 우주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우주 개발은 더 이상 소수 강대국의 무대가 아니다. 앞으로의 변화는 향후 우주질서를 규정하고 누가 그 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지 결정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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