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국방일보 전우마라톤] 좋은 기록보다 좋은 기억으로…‘국민의 군대’ 함께 흘린 구슬땀

입력 2025. 09. 28   16:13
업데이트 2025. 09. 28   16:28
0 댓글

제21회 국방일보 전우마라톤 대회 이모저모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장병들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장병들


지휘관도 병사도…대대원 110명이 달군 열기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

육군9보병사단 참독수리대대는 대대급 부대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해 주목받았다. 무려 110명의 대대원이 이날 전우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대대는 매일 아침 꾸준히 뜀걸음하며 체력을 증진해 오고 있다. 달리기 사랑은 대대장·중대장 등 지휘관도 예외는 아니다. 전우마라톤 대회에 단체로 참가 신청서를 낸 배경이다. 김도윤(대위) 중대장은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데, 국군과 국민이 함께 달리는 대회는 전우마라톤이 유일무이하다”면서 “국민의 군대로서 시민들, 주한미군 전우들과 땀 흘릴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숙명여대 학군단 마라톤클럽 'S.R.M.C'
숙명여대 학군단 마라톤클럽 'S.R.M.C'


전우애 무장…정예장교 꿈 품고 전원 완주
숙명여대 ROTC

정예장교를 꿈꾸는 숙명여자대학교 학생군사교육단(ROTC) 소속 학군사관후보생 19명도 이번 전우마라톤 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여성 최초 ROTC인 숙명여대 학군단의 모토는 ‘최초에서 최고로’다. 후보생들은 요즘 ‘러닝 열풍’에 발맞춰 ‘S.R.M.C(숙명여대 학군단 마라톤 클럽)’를 만들 정도로 달리기에 푹 빠져 있다. 주 3회 단체 뜀걸음하며 체력과 전우애를 증진하고, 매달 누적 거리 100㎞를 넘기면 자체 포상한다. 단체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것도 올 들어 벌써 4번째다. 이수지(대위) 훈육관은 “처음에는 3㎞ 달리기도 힘들어 하던 후보생들이 달리기에 조금씩 재미를 붙여가는 모습이 뿌듯하고 장하다”고 말했다. 후보생들은 이날도 목표 거리를 전원 완주하며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쌓았다.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장병들.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장병들.


붉은 바지·상륙돌격형 머리…‘해병 DNA’ 질주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초가을 하늘 아래 출발선을 가득 메운 장병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무리가 있었다.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장병들이 그들. 붉은 체육복 바지를 맞춰 입고, 해병대 특유의 ‘상륙돌격형 머리’를 한 장병들은 전우마라톤에 대거 참가해 굳건한 체력과 단결력을 선보였다. 강렬한 복장과 강인한 눈빛에서 이미 결의가 느껴졌다.

이번 대회에는 포병여단 소속 포8대대와 포1대대 2중대 등에서 71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평소 하루 5㎞씩 꾸준히 달리며 체력을 단련해 온 대대 장병들은 이번에 모두 10㎞ 완주에 도전했다. 차성엽(대위) 포8대대 본부중대장은 “우리 대대는 매일 5㎞씩 달리며 체력을 유지한다. 이번에는 다 함께 10㎞ 완주를 목표로 삼았다”며 “각자 페이스에 맞춰 달리더라도, 다 같이 뛰다 보면 단결력도 생기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우애가 형성된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완주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참가 장병들 가운데는 여단 차원의 체력단련 프로젝트 성과를 안고 나온 이들도 있었다. 포병여단은 여단장 주관의 ‘런 챌린지’를 진행해 장병들이 한 달에 100~120㎞를 달리도록 독려해 왔다. 이존철 상사는 “인트라넷을 통해 대회 소식을 접하고 단체 신청했다”며 “부대원들과 주말에 함께 나와 타군 장병들과도 어울리니 기분이 좋고, 화합의 장이 마련돼 의미가 크다. 그동안 땀 흘리며 훈련한 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목숨 바쳐 싸운 ‘6·25 소년병’ 되새기며 레이스
국군예우사업회 

군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사단법인 국군예우사업회는 해군특수전전단 출신 방송인 에이전트 H 씨와 함께 6·25전쟁 당시 조국을 위해 싸웠던 소년병을 재조명하는 홍보 활동을 펼쳤다. 김주수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장병들에게 6·25전쟁이 터지자 3만여 명에 달하는 어린이가 펜 대신 총을 잡고 소년병의 이름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사실을 알렸다. 에이전트 H 씨는 “장병과 가까이 소통하고, 군인에 대한 예우문화 확산을 위해 참여했다”며 “오늘 하루만큼은 임무 수행 부담을 덜고, 행복한 레이스를 펼치길 바란다”고 축하를 전했다.


전우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주한미군 장병들의 모습.
전우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주한미군 장병들의 모습.

 

육군1포병여단 최병웅 소령과 1사단 김혜정 소령(진) 가족.
육군1포병여단 최병웅 소령과 1사단 김혜정 소령(진) 가족.


“항상 같이 뜁시다” 혈맹 미군과 우정도 쌓았다
군가족, 주한미군 참가자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신혼부부부터 노부부, 아이와 함께 또는 형제·자매끼리 등 다양한 구성의 가족이 출전했다. 가족들은 가을 공원을 배경으로 저마다 뛰고 걷기를 반복하며 축제를 즐겼다. ‘좋은 기록’보다는 ‘좋은 기억’을 남기는 데 의미를 둔 모습이었다.

세상에 나온 지 22개월 된 최범규 군도 형 담규(4세) 군과 함께 난생처음 마라톤에 도전했다. 얼마 전 걷기 시작한 범규 군의 마라톤 참가는 부모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들 아버지와 어머니는 육군1포병여단 최병웅 소령과 1보병사단 김혜정 육군소령(진)이다. 부부는 형제를 각각 유아차에 태워 5㎞ 코스를 완주했다. 김 소령(진)은 “가족이 함께한다는 건 작은 일이라도 뜻깊다”며 “코스는 비록 짧지만, 마라톤을 통해 아이들에게 도전과 극복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혈맹’ 미군들도 함께했다. 주한미군은 이날 행사장에 ‘주한미군사령부(USFK) 부스’를 운영하고 미군 참가자 안내를 맡았다. 한국에 온 지 2개월 됐다는 주한미해병대 벤자민 길맨 중위는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 중이지만 마라톤 참가를 위해 처음으로 서울을 찾았다. 10㎞ 코스를 좋은 기록으로 완주한 길맨 중위는 “한국 군 동료들과 일하면서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데, 함께 의미 있는 대회에서 달리게 돼 기쁘다”라면서 “한국 장병들, 항상 같이 뜁시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및 한미동맹72주년 기념 제21회 국방일보 전우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및 한미동맹72주년 기념 제21회 국방일보 전우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이 힘찬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방송인 에이전트 H 씨가 마라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방송인 에이전트 H 씨가 마라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젊음과 패기 넘치는 대회…50회까지 뛸래요” 
#강철DEMA

국방홍보원 러닝 동호회 ‘강철DEMA’는 전우마라톤 대회에 2년 연속 단체 참가하며 국민·장병과 함께 호흡했다. 전원이 10㎞ 코스에 도전해 한 명도 빠짐 없이 완주했다. 강철DEMA는 체육활동을 통한 회원 상호 간 친목 도모와 심신 단련을 목표로 지난해 7월 발족했다. 현재까지 러닝 누적 기록은 1만1000㎞에 달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재호 동호회장은 “다른 마라톤 대회에서 느끼기 힘든 젊음과 패기가 전우마라톤만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며 “스물한 살이 된 전우마라톤 대회가 50회를 맞을 때까지 건강하게 달리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