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전술 숨 가쁜 속도… 1분의 집중력,승부 갈랐다 

입력 2025. 09. 25   17:11
업데이트 2025. 09. 2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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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작전사령관배 드론봇 전투경연대회 현장에 가다

1초의 흔들림도 없었고
감시정찰·축구 등 7개 분야
치열한 대결에 시민·장병 관심
1대에 담긴 의미 찾았다
정비부터 배틀까지 ‘실전처럼’
지휘·협동·전략 중요성 체감

 

하늘 위에서 펼쳐진 드론들의 숨 막히는 격돌이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속 부대의 자존심을 건 한 치 양보 없는 속도전과 전략 대결이 전개됐고, 현장은 환호성과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24~26일 진행 중인 제3회 육군2작전사령관배 드론봇 전투경연대회 현장을 소개한다. 글=박상원/사진=조종원 기자

 

육군2작전사령부가 25일 경북 의성군 가음드론스포츠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육군2작전사령관배 드론봇 전투경연대회 드론 배틀 부문에서 참가 장병들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육군2작전사령부가 25일 경북 의성군 가음드론스포츠센터에서 개최한 제3회 육군2작전사령관배 드론봇 전투경연대회 드론 배틀 부문에서 참가 장병들이 드론을 조종하고 있다.



드론 배틀 “하늘 위 전술 게임”

25일 오후, 경북 의성군 가음드론스포츠센터는 드론봇 전투경연대회 본선 무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육군2작전사령부(2작전사)가 준비한 경연대회는 △감시정찰 △폭탄투하 △기체장착 △로봇 챌린지의 군사적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4개 분야와 △드론 축구 △드론 레이싱 △드론 배틀 같은 스포츠 참여형 3개 분야 등 총 7개 분야에서 진행되는 중이다.

특히 이날 열린 ‘드론 배틀’ 경기는 군인 참가자들의 치열한 승부로 시민과 장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드론 배틀은 군인부만 참가하는 5인제 팀 경기다. 선수 5명과 예비 1명이 팀을 꾸려 3세트 각 3분간 점수를 다툰다. 첫 2분은 상대 골대를 기체로 통과할 때마다 1점을, 마지막 1분은 중앙 진지를 점령하면 3점을 얻는다. 단 1분의 집중력에 승부가 갈린다.

50보병사단과 31보병사단이 맞붙은 이날 토너먼트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공격 드론이 빠른 속도로 상대 골대를 향해 돌진하자 수비 드론이 공중에서 가로막으며 격돌했다. 일부 기체가 추락하는 장면도 나왔지만, 곧바로 예비 드론이 투입돼 경기는 박진감 있게 이어졌다. 점수가 기록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마지막 1분, 중앙 진지를 향한 공중전은 긴장감의 절정을 이뤘다. 여러 대의 기체가 동시에 몰려들며 충돌과 추락이 이어졌지만, 조종자들은 흔들림 없이 전략을 수정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최주영 하사는 “실제 전술훈련을 모의하는 느낌이었다”며 “작은 드론 한 대에도 지휘와 협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드론을 정비·점검하는 장병들.
드론을 정비·점검하는 장병들.

 

드론을 정비·점검하는 장병들.
드론을 정비·점검하는 장병들.



보이지 않는 전투, 정비와 지원

경기장 한쪽에서는 장병들이 드론을 분해·조립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프로펠러를 교체하고 기체를 점검하며, 비행 데이터를 확인하는 손길은 전투 전 장비 정비를 방불케 했다.

배터리 충전 구역은 군의 탄약고를 연상시켰다. 줄지어 놓인 충전기와 예비 배터리가 일제히 점등됐고, 장병들은 방전된 배터리를 신속히 교체·충전하며 경기를 이어갔다. 전동 공구와 교체 부품이 놓인 정비대 앞에서 한 장병은 집중된 표정으로 손을 멈추지 않았다.

지현동 중사는 “이 경기는 축구처럼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나뉜다”며 “사단 예하 부대에서 드론 조종에 능숙한 장병들이 모인 덕분에 조직적 전술 운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 시민은 “드론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전략과 협동이 필요한 전투 자산처럼 다뤄지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군사적 활용 가능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민·군이 함께한 축제의 장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대회는 승부를 넘어 민·관·군이 함께 과학기술 강군의 비전을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다.

2작전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발전과 드론봇 운용 기술 향상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군의 전투발전 소요를 창출하고, 대학·기업의 첨단 연구성과를 접목해 민·관·군과 산·학·연이 함께하는 첨단과학기술 기반 도시지역 작전수행체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대회를 기획했다.

경연과 더불어 대회장 인근 경북 구미시 구미코센터에서는 ‘항공방위물류 박람회(GADLEX)’가 연계 개최 중이다. 90여 개 항공방위산업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을 전시했다. 군악대 연주, 의장대 시범, 버스킹 공연 등 문화행사도 펼쳐지고 있다.

정구환(준장) 2작전사 작전계획처장은 “이번 대회는 합동후방지역작전과 연계된 드론봇 운용 능력을 발전시키는 계기”라며 “첨단과학기술 기반 드론봇 전투체계를 발전시켜 국민의 군대로서 과학기술 강군의 면모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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