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한껏 가벼워진 머리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육군훈련소에 입대했습니다.
‘이제 어엿한 대한민국 육군’이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걱정이나 두려움보다 도전정신으로 매 순간 임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약한 체력 탓에 교장으로 이동할 때부터 비지땀을 흘리기 일쑤였습니다. 매일같이 연병장을 뛰는 아침 체력단련부터 전우를 어깨에 둘러메고 이동하는 전투부상자처치, 팔꿈치와 무릎을 파랗게 물들이는 각개전투, 소리 없는 아우성 속에 숨소리마저 시끄럽게 느껴진 야간행군까지. 돌아보면 어떻게 이겨 냈는지 모를 도전들이었습니다.
어느덧 행군까지 모두 마치고 수료를 앞둔 지금, 훈련소 기간을 돌이켜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감사’입니다.
군에서 필요한 기본 교육과 각종 검사, 예방접종 등의 가벼운 일정이 진행되는 1주 차에는 강의장의 에어컨 바람에 감사했고, 너무나 맛있고 균형 잡힌 훈련소 식단과 증식에도 감동했습니다.
2주 차에는 정신전력교육을 받으며 그동안 스스로 ‘안전’하다고 자각조차 못할 정도로 큰 보호를 받고 있었음에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희생과 노력으로 지켜지는 평화와 안보에 고개가 숙여졌으며, 오늘의 군 복무가 사랑하는 가족과 조국을 지키는 일임을 깨닫고 자부심을 갖고 임할 수 있었습니다.
군장을 메고 야외훈련을 한 3주 차 때는 사격훈련 등 전쟁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배우게 됐음에 고마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수류탄 투척과 핵·화생방·전투부상자처치 훈련 모두 안전한 환경에서 무사히 마치게 됐음에 감사했습니다.
이런 감사함들은 오늘의 고단함을 의미 있게 바꿔 줬습니다. 새벽부터 이어진 체력단련과 훈련, 정신전력교육, 주말 종교시간 등 훈련소에서의 모든 일정이 하나하나 쌓여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음을 절감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무겁기만 하던 개인화기 소총이 어느새 가벼워졌고, 첫날 어색하기만 했던 생활관 동기들은 어느덧 사랑하는 전우가 됐습니다. 훈련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제가 어느새 훈련 자체를 극복하는 과정을 즐기는 어엿한 군인이 된 겁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곁의 전우와 교관·조교님들 덕에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훈련소 생활을 무사히 마친 25-56기 전우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은 군 생활도 건강하고 보람차게 이어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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