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성영웅 1호’ 생명을 살리는 전우의 소중함

입력 2025. 09. 16   15:56
업데이트 2025. 09. 16   15:57
0 댓글
한승훈 병장 육군6보병사단 전차대대
한승훈 병장 육군6보병사단 전차대대



우리 육군6보병사단 전차대대는 전우조 활동과 응급처치 교육을 강조하는 부대다. 사실 다 큰 성인인데 전우조 활동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응급처치를 할 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강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최근 같은 생활관의 전우조인 A 상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을 겪으면서 전우조 활동과 응급처치 교육이 소중한 전우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깨달았다. 

6월의 어느 날, 탄약고 초소 투입 전 생활관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A 상병이 몸이 좋지 않고 어지럽다고 했다. 평소의 밝고 활기찬 모습이 아니라 표정도 어둡고 힘겨워 보여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괜찮은지 물어봤다. 조금 어지럽다고 답한 그가 침대에 눕기 위해 일어나는 순간, 의식을 잃고 비틀거렸다. 쓰러지면서 침대나 관물대 모서리에 부딪히면 위험할 수도 있을 듯해 얼른 부축하며 침대에 눕혔다. 다행히 호흡은 하고 있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여서 긴박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다.

중대 행정보급부사관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A 상병의 상태를 확인했다. 호흡과 맥박은 유지되고 있어 심정지 상태가 아님을 확인하고, 주변의 위험한 것을 제거하는 한편 전투복을 벗기고 기도를 확보해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의무병이 도착할 때까지 A 상병 곁에서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의식을 회복할 수 있도록 보살폈다. 다행히 2~3분 내에 의식을 되찾는 것을 보고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평소 전우조 활동과 응급처치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A 상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을뿐더러 당황해 아무것도 못 하고 지켜만 봤을 것이다.

이번 일로 전우조 활동의 중요성과 응급처치 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고, 전우에게 기울이는 관심과 신속한 대응의 중요성도 인식하게 됐다. 특히 사단에서 강조하는 혹서기 온열손상 예방 활동은 물론 부대 활동 중 자신의 건강 상태(1차)와 전우의 상태(2차)를 확인하고 간부·교관을 통한 조치(3차) 및 이를 보고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땅히 해야 할 전우조 활동과 신속한 응급처치일 뿐인데, 운 좋게 사단에서 추진하는 ‘청성영웅’ 1호로 선정되는 영광도 누릴 수 있었다.

명예로운 상을 받은 것도 좋은 일이지만, 전우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데 감사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8개월의 군 생활 동안 전우들과 함께 먹고 자고 훈련하면서 동고동락하는데, 이들 시간이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