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성이 모여 큰 울림이 되기를”

입력 2025. 09. 16   15:56
업데이트 2025. 09. 1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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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훈 중사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화생방대대
오창훈 중사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화생방대대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대민지원 현장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흘린 땀방울과 작은 정성이 모여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은 여름철 극심한 호우 피해를 본 경기 가평군에서 대민지원을 약 두 달간 진행했다. 이곳에 근무하는 군인이자 가평군 주민으로서 군민들이 본 피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체감할 수 있었다. 하루빨리 복구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진흙을 퍼내고 침수된 가구를 정리하는 등 주민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여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주민들께 웃음과 희망을 드리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고민하게 됐다.

그 무렵 아내 임초원 중사와 같이 병과 발전을 위해 제출했던 교리 발전 제안이 채택됐다. 우리는 각각 노력상과 소정의 상금까지 받았다. 화생방병과에서 꾸준히 쌓아 온 직무지식과 자기계발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큰 기쁨이 밀려오는 동시에 이번 여름 큰 피해를 본 가평군 주민들이 떠올랐다. 아내와 상의 끝에 수해복구에 보탬이 되고자 이번에 받은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결심했다.

아내는 2022년 정성껏 길러 온 머리카락을 잘라 항암 환우들에게 모발기부를 한 경험이 있다. 아내는 “오랜 시간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이 누군가에게 작은 힘이 될 수 있을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아내의 따뜻한 마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깊이 공감했고, 그 뜻을 함께 이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상금을 기부하기로 결심하는 데 큰 망설임은 없었다. 머리카락이 그러했듯이 상금도 간직하는 것보다 나누는 게 더 값졌다. 영예롭게 얻은 상금으로 희망을 전할 수 있었기에 그 보람은 더욱 컸다.

이번 기부로 작은 정성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더불어 이러한 나눔의 마음이 확산돼 사회 전체가 함께 이번 폭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국민을 위한 군대의 역할을 현장에서 행동으로, 마음으로 함께 실천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군인으로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앞으로도 꾸준히 해 나가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번 기부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계신 가평군 주민들께 작은 위로가 되기를 소망하며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을 되찾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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