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되는 전투양상에 맞춰 발전하는 우리 군

입력 2025. 09. 15   15:22
업데이트 2025. 09. 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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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훈 대위 육군전투지휘훈련단 훈련통제처
구태훈 대위 육군전투지휘훈련단 훈련통제처



현재와 미래 전장에서 전투를 수행하기 위해 개발·진화되는 무기와 전법들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군사전략가가 이야기한 전장에서의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데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전장 마찰은 모든 전투 행위를 불분명하게 하는 매개체이며 창의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 방해요소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국토의 70%가 산지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전장 마찰을 통해 적 전략적, 작전적 특수작전부대들이 산악지역 공간지를 활용해 종심까지 다수 병력이 침투하면 아 작전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무인화 전쟁·소모성 전력을 추구하는 현대전에 맞게 무인기와 드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산악군단인 육군3군단은 이번 전투지휘훈련(BCTP)을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물리적 마찰을 극복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무인기와 드론을 묘수로 꼽을 수 있다.

훈련에서는 3군단이 보유 중인 무인기를 활용해 종심 깊은 곳의 적 활동뿐만 아니라 아군지역에서 적의 움직임까지 실시간 영상으로 수집, 기체 운용자·정보종합상황실(ASIC)·지휘통제실에서도 화면을 보며 각 기능이 협력했다. 이를 통해 화력을 유도하고 적 기도를 파악·분석해 적시적인 대응을 끌어낼 수 있었다.

기존 적지종심부대 운용 방식에는 적 식별부터 첩보 전파까지 시간이 소요되며 난청 가능성이 있고, 특히 생존성 문제가 항상 뒤따랐다. 하지만 무인기와 드론은 실시간으로 영상을 공유해 정보유통의 단계가 단순화되며 감시와 결심이 동시간대 이뤄질 수 있도록 제공해 준다. 그뿐만 아니라 인명손실이 없어 계속 날려 보낼 수 있는 충분한 기체 수만 있다면 간단없는 첩보 수집이 가능하다.

1차 세계대전의 솜 전투에서 참호전으로 장기간 고착됐으나 ‘강철괴물’이라는 별명과 함께 전차의 첫 등장으로 끝없는 소모전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었고, 세계 전차 시대의 개막과 함께 당시 현대전 변화의 계기가 됐다.

현대전은 ‘하늘의 도살자’ 또는 ‘날아다니는 IED(급조폭발물)’라고 불리는 무인기와 드론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국가에서 그렇지 못한 국가에 비해 비대칭 전력으로 운용될 것이다. 솜 전투 이후 세계 전차 시대 개막으로 이어진 것처럼 무인기와 드론에 관한 연구와 경쟁이 전투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3군단의 BCTP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나타난 현대전의 전투 양상에 맞춰 한층 발전된 훈련이 됐음을 느꼈고, 우리 군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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