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 동명 영화 주제가 불러 스타덤
조종사 상징과도 같은 군가로 자리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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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구름 따라 흐른다. 나도 흐른다.”
빨간 마후라를 부른 남성 4중창단 ‘쟈니브라더스’의 멤버이자 영화 제작자인 진성만 씨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대한민국 공군을 상징하는 군가 ‘빨간 마후라’를 통해 공군 홍보에 크게 이바지한 고인을 기리기 위해 공군도 공식적인 추모에 나섰다.
공군은 15일 공식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감사와 추모 메시지를 올리고 고인의 생전 활동 모습과 빨간 마후라의 의미를 담은 추모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이번 주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인은 1964년 영화 ‘빨간 마후라’의 동명 주제가를 부르며 스타덤에 올랐다. 노래는 발표와 동시에 공군 조종사의 상징과도 같은 군가로 자리 잡으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 씨에 따르면 이 곡은 1963년 영화 제작사의 다급한 요청으로 단 몇 시간 만에 만들어졌다고. 작곡가 황문평 씨가 택시 안에서 급하게 멜로디를 구상했고, 쟈니브라더스는 악보를 받은 직후 두세 번의 연습만으로 녹음을 마쳤다는 것.
‘빨간 마후라’의 성공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박씨는 “영화가 수출되면서 대만에서는 자국 공군가로 불릴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고인은 그룹 해체 후 영화계로 진출, 지미필름 대표를 맡아 ‘로보캅’ ‘마지막 황제’ 등 굵직한 외화를 수입하고 ‘명자 아끼꼬 쏘냐’ 등을 제작하며 영화 기획자로서도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하늘을 사랑했던 ‘하늘의 사나이’는 떠났지만, 그가 남긴 빨간 마후라의 힘찬 선율은 앞으로도 대한민국 공군과 함께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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