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 등 구속도구 없이 시설 나와
버스 8대로 애틀랜타 공항 이동
한국인 316명 포함 330명 탑승
美 잔류 의사 확인 요청에 하루 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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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한국인 310여 명이 11일(현지시간) 우리 전세기를 타고 귀국길에 나섰다. 조지아주 남부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에 구금됐던 이들은 이날 오전 1시20분 일반 버스 8대에 나눠 타고 대한항공 전세기가 대기하고 있는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수갑 등 구속도구 없이 평상복 차림으로 구금시설을 떠났다. 전세기는 바로 애틀랜타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12일 오후쯤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들은 지난 4일 미 이민당국의 대대적인 기습 단속으로 조지아주 엘라벨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된 지 7일 만에 자유를 얻었다.
전세기에는 한국인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중국 10명·일본 3명·인도네시아 1명) 등 총 330명이 탑승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구금자 가운데 한국인 1명은 미국 내 잔류를 희망했다.
원래 이들은 지난 10일 새벽 구금시설에서 나와 같은 날 오후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9일 밤 미 정부가 갑작스럽게 일방적으로 귀국 절차를 중단하면서 일정이 하루 지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귀국 소식을 전한 뒤 귀국 절차가 중단된 이유에 대해 “‘자유롭게 돌아가도록 해라. 가기 싫은 사람은 안 가도 된다’는 내용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있어 잠시 중단하고 행정 절차를 바꿨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구속 도구 착용 여부와 관련, “버스로 이동해 비행기에 탈 때까지는 미국 영토 안이고, 미국 영토 안이라면 체포된 것이기 때문에 수갑을 채워 버스로 이송한다는 것이 원래 미국 입장이었다”며 “우리는 절대 안 된다는 의견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을 긴급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구금됐던 한국인들이 향후 미국 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의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0일 워싱턴DC 주미국대한민국대사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분들이 다시 미국에 와서 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것도 확약받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앤디 베이커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 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사태 해결을 논의했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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