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지능화 전쟁 이끌 AI세대…든든한 토대 만들어야”

입력 2025. 09. 03   17:16
업데이트 2025. 09. 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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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육군력 포럼

AI 막강한 능력 활용 방안 확보 위한
국방 분야와 접목할 예산 증액 필요
우방국 협력·예비전력 운용 필요성
AI 네이티브 확산 조직역량 논의도
“화살 버리고 조총 들었던 것처럼 
미래 전장 핵심 역할 수행해야”
안보환경 변화 능동 대응 방침

 

대한민국을 둘러싼 대내외 안보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에서 육군이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육군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 1세션 참석자들이 ‘육군력 10년 성과와 대전환 시대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육군이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개최한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 1세션 참석자들이 ‘육군력 10년 성과와 대전환 시대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AI 능력 육군 활용방안 서둘러야”

윤영관(전 외교부 장관)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이날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대전환 시대의 육군, 새로운 도약’ 기조강연에서 “AI는 인류가 불을 발견한 것 이상으로 획기적이고 중요한 문명사적 변화”라며 “AI의 막강한 능력을 육군에서도 활용하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국방예산 증액이 필요하며 이 중 상당 부분이 AI와 국방 분야를 접목하고 활용하는 데 사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윤 이사장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손경호 국방대 교수는 “이른바 ‘AI 세대’가 미래 지능화 전쟁을 가장 잘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오늘날 육군이 미리 든든한 토대를 만들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지난 7월 25일 취임사에서 “국방 전반에 AI를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을 과감히 접목하고 효율적인 국방자원 배분과 운영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육군 발전에 AI를 적용하는 방안을 놓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이숙연 국방대 교수는 “각국이 독자적 AI 지휘통제체계를 개발하는 상황에서 한미 연합작전 내 AI 전투체계가 상호운용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개발·평가 단계부터의 협력, AI 기반 연합훈련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곽기호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도 “국방에서 AI 대전환은 기술 확보로만 이뤄지지 않는다”며 “다양한 사용자, 연구개발자, 이해 당사자는 물론 우방국의 경험과 노력이 합해져야 한다”고 부연했다.

AI를 비롯한 민간 분야 과학기술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주변국 사례를 적극 참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자신들이 필요한 로봇 기술 등을 제시하고, 매년 미국 대학과 기업 대상 콘테스트를 개최하며 기술을 수용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중국이 최근 개최한 로봇올림픽 등도 민간 기술을 정부 차원에서 판별해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보문제연구소장은 “이를 참고해 육군이 필요한 성능을 요구하고, 대학과 기업에 관련 기술을 선보이게 하는 로봇올림픽이나 드론 경진대회 같은 플랫폼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육군의 AI 도입은 ‘병역자원 감소’와 연계되는 만큼 관련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숙연 교수는 “AI·병력 부족 시대 예비전력 운용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며 “예비전력은 더 이상 상비병력 부족의 단순한 보완책이 아니라 미래 군사력 구조 재설계의 핵심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첨단 무기체계 도입이 확대될수록 사이버·정보·기술 등 전문 분야의 민간 동원체계가 뒷받침돼야 작전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에서 김흥준(앞줄 오른쪽 넷째) 육군본부 정책실장과 유홍림(앞줄 오른쪽 다섯째) 서울대학교 총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 제11회 육군력 포럼’에서 김흥준(앞줄 오른쪽 넷째) 육군본부 정책실장과 유홍림(앞줄 오른쪽 다섯째) 서울대학교 총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육군, 익숙함 버리고 혁신 바퀴 돌려와”

201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육군력 포럼은 육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육군 정책의 학문·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서울대학교 미래전연구센터가 주관한 올해 포럼에는 김흥준(소장) 육군본부 정책실장과 유홍림 서울대 총장,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 강선영·백선희 국회의원, 산·학·연 전문가와 군 관계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 참석자들은 AI 외에 국제질서·국가 거버넌스(정부·기업·비정부기구 등 다양한 행위자가 공동 관심사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행정 시스템)까지 포함하는 ‘3중 변혁’ 속 육군의 새로운 도약에 필요한 방향성을 논의했다.

포럼 1세션에서는 ‘육군력 10년 성과와 대전환 시대의 과제’를 주제로 손열 연세대 교수, 이신화 고려대 교수, 이철재 중앙일보 군사안보연구소장의 발표·토론이 이뤄졌다. 발표·토론자들은 세계 경제 질서 대변환 속 안보환경 변화 양상을 살피고 인구 감소와 병역자원 축소 대비, 육군 비전과 역할 정립, 민간 첨단과학기술 활용방안 등을 다뤘다.

2세션 ‘AX(인공지능 전환) 시대, 강력하고 매력적인 육군 건설의 과제’에서는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손경호 국방대 교수 등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기술군’화 움직임 속 장교·부사관에 대한 적정수준 보수 확대 필요성, 미래 육군 AI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AI 네이티브(태어날 때부터 AI와 함께 자라난 세대) 확산에 따른 미래 육군 리더십과 조직, 제도와 문화 조성 방안을 놓고도 머리를 맞댔다.

3세션에서는 ‘주변 4망(網) 복합 위협에 대응하는 육군의 전략’을 주제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구연 강원대 교수, 장원준 전북대 교수 등이 발표·토론을 했다. 이들은 AI 기술패권 경쟁과 북·러 밀착 등의 안보지형 변화 속 육군의 대응전략을 살펴보며 한미동맹과 육군의 역할, 국제파트너와의 AI 협력 증진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육군은 이날 포럼에서 논의한 의견들을 분석해 육군 발전을 위한 전략·정책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 속 각종 도전 요인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 정책실장은 “육군은 (우리 선조들이) 잘 맞는 화살을 버리고 불편한 조총을 들었던 것처럼 익숙함을 버리며 혁신의 바퀴를 돌려왔다”며 “이를 토대로 육군은 미래 전장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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