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9보병사단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 구축사업’ 현장에 가다

입력 2025. 09. 02   17:05
업데이트 2025. 09. 0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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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하루가 달라진다 
스마트하게
전투력은 더 강해진다

첨단기술 연계, 작전·부대운영 지원 효율성↑
6개 분야 데이터, 모바일·IoT 등과 초연결
지능형 경계감시체계 등 13개 체계 운용
“전투준비·교육훈련에 전념하는 여건 조성”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7월 25일 취임사에서 “국방 전반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을 과감히 접목하고 효율적인 국방자원 배분과 국방운영을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병역자원 감소 속 우리 군이 첨단기술을 토대로 필요한 곳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현행작전뿐만 아니라 장비관리, 시험평가, 물류 등에도 첨단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일선 부대의 효율적인 작전과 운영을 가능토록 하기 위한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 구축사업이 그중 하나다. 국방부 ‘2024~2028 국방중기계획’에도 포함된 지능형 스마트부대는 대상이 점차 확대되며 우리 군의 미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최근 시범사업을 완료한 육군9보병사단에서 그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육군9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심현 일병이 생활관 내 ‘스마트부대 키오스크’에서 교육훈련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육군9보병사단 정보통신대대 심현 일병이 생활관 내 ‘스마트부대 키오스크’에서 교육훈련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 사단 정보통신대대 운용중대 심현 일병은 휴가 중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역사관)을 방문했다. 역사관은 최근 국방부와 국가보훈부가 발표한 ‘휴가 장병 현충시설 견학 보상제도’에 따라 방문 시 휴가를 하루 더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심 일병은 복귀 후 생활관 내 ‘스마트부대 키오스크’에 지문을 대고 신원 확인을 한 다음 휴가를 신청했다. 심 일병의 휴가 신청은 신동규(대위) 운용중대장의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전송됐다. 국방망 기반 생성형 지식검색 서비스에 ‘휴가 중 현충시설 방문 포상’을 검색한 신 대위는 관련 규정을 찾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심 일병이 신청한 내용이 변경된 견학 보상제도에 포함됨을 확인하고는 승인했다. 

# 심 일병은 근무를 앞두고 생활관 내 스마트총기함 앞에 섰다. 심 일병은 자신의 손가락을 총기함 지문인식기에 댔다. 중대 행정반에 있던 담당 간부가 심 일병이 근무자임을 확인하고는 이중 안전장치를 원격으로 개방했다. 심 일병이 총기함에서 자신의 소총을 빼낸 것은 지문인식기 상단 현황판과 행정반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반영됐다. 


정확하게…스마트 총기함 구축
정확하게…스마트 총기함 구축

 

신속하게…휴가·진료 등 결재 신청
신속하게…휴가·진료 등 결재 신청

 


2021~2024년 3단계 걸쳐 시범사업 수행

장병들이 전투 준비와 교육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각종 행정업무와 부대 관리에 기술의 도움을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육군은 2021~2024년 9사단 사령부와 영내 직할대, 예하 여단 등을 대상으로 3단계에 걸친 지능형 스마트부대 시범구축 사업을 해 왔다. 병력·장비·탄약 등 부대 내 다양한 정보를 AI와 같은 신기술에 연계, 유의미한 데이터를 산출하고 효율적인 작전 및 부대운영이 가능토록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6개 분야(지휘통제, 부대방호, 군수지원, 교육훈련, 병영복지, 재난관리) 데이터를 모바일 기기,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초연결해 13개 체계(스마트 플랫폼, 스마트 모바일 업무수행체계, 스마트 연동 관리체계, 지능형 경계감시체계, 출입통제체계, 스마트 기지관리체계, 무기·탄약 관리체계, 유류 통합관리체계, 시설물·재난·에너지 관리체계, 과학화 교육훈련관리체계, 병영복지 지원체계, 전투준비 안전관리체계, 군 특화 AI 생성형 언어모델)를 운용한다.


외부출타 결재·탄약 관리 등 스마트폰으로 한번에

장교·부사관들은 스마트폰으로 △병사 면담결과 입력 △휴가·진료 등 외부출타 결재 △탄약고 출입승인 및 탄약 일일결산 △순찰결과 등록 △부대일지 작성·등록 등을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사람이 직접 작성해야 했던 경계작전명령서 등의 문서도 ‘순서에 맞게 생성해줘’라는 명령어를 넣으면 자동으로 초안을 작성해 행정반 앞 대형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병사들은 생활관에서 자신의 근무 순서를 생활관 키오스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훈련에서는 계획-실시-평가-분석 전 단계를 전산화해 교관들의 임무수행 여건을 향상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모바일 기반 평가체계도 구축했다. 장교·부사관들이 병사 면담, 교육 결과 등을 저녁 늦게 재차 입력하는 일은 옛말이 됐다.

 

 

원활하게…지식검색 서비스 활용
원활하게…지식검색 서비스 활용

 


키오스크도 활용…실시간 관리로 효율·안전성 확보

스마트부대는 실시간으로 각종 현황과 정보를 IoT센서로 종합하고 기록한다. 생체·전자 인증을 활용한 스마트총기함을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총기함마다 열쇠로 안전장치를 했던 것과 달리, 부대 지휘통제실에서 관리자가 승인하면 내무실 총기함을, 근무·교육에 투입되는 병사가 지문 입력을 하면 자신의 총기만 빼낼 수 있는 방식이다. 총기 수불 상태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부대 무기고와 탄약고 출입기록도 자동화 및 전산화했다. 과거 ‘자석판’으로 유동병력 확인을 했던 것과 달리 병사들이 생활관을 나갈 때 키오스크로 이동 장소를 지정하면 실시간으로 중대장이나 행정보급관이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병력관리 효율성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장비·물자관리부터 병영복지·행정업무까지 

장비·물자관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단 통합수송부에 설치한 IoT 플랫폼, 차량 정보와 연동된 무선주파수식별(RFID) 카드를 이용해 주유 시 자동으로 유류 사용현황과 재고관리가 가능하며 기름이 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부대 내에 화재·전기·가스 안전센서를 설치하고, 이상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경보를 발신하며 위치를 디지털지도에 띄워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군 특화 AI 생성형 언어모델은 육군규정, 초급간부 길라잡이 등 각종 문서를 사전 학습해 지식검색형 행정업무를 지원한다. 각종 문서작업을 할 때 ‘챗지피티(ChatGPT)’에 물어보듯 키워드를 입력하면 방향성을 제시해 초안 작성을 돕는다.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정과 관련 근거도 제시한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더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고, 근거 있는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

 

 

간단하게…지문으로 신원 확인
간단하게…지문으로 신원 확인

 

편리하게…생활관 내 키오스크 설치
편리하게…생활관 내 키오스크 설치

 

똑똑하게…부대 관리 현황 등 한눈에
똑똑하게…부대 관리 현황 등 한눈에



장교·부사관 업무 경감…일하는 문화 혁신

사단에서 이뤄진 지능형 스마트부대 구축사업의 핵심은 장교·부사관들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행정을 간소화해 전투준비와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있다.

사업을 추진한 문주호(중령) 지휘통신참모는 “AI와 연계한 데이터 기반의 업무 수행으로 부대 운영을 효율화하고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부연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신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유지해 온 체계와 연동하고, 군 기준에 부합한 보안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문 중령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크고 작은 마찰요소가 있었다”며 “첫 시범부대라는 책임감으로 상급부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지금의 체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일선 장병들의 만족도도 높다. 신 대위는 “주둔지에서 떨어진 곳에서 임무할 때도 병력관리를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기존 교육훈련 현장에서 불가능했던 결과 입력, 무기고 또는 탄약고 점검 시 활용하는 체크리스트 입력, 부대일지 기록 등의 업무를 모바일 기기로 할 수 있어 많은 업무 경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첨단기술 연계한 효율적 부대 운영 전환점”

사단은 지금까지 성과를 토대로 스마트플랫폼 등 안정성이 확보된 6개 체계를 사단 전 부대로 확대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급부대와 연계한 지속적인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체계 완성도를 높이는 계획도 갖고 있다. 박진원(소장) 사단장은 “첨단기술과 연계한 효율적인 부대 운영의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육군 최초 스마트부대라는 타이틀에 맞게 성과 있는 운용으로 체계가 정착 및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육군은 9사단에서 확인한 시범구축 사업 결과를 토대로 2029년까지 전 부대를 지능형 스마트부대로 개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체계 내 군사자료 보안성 유지를 위한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스마트부대 사업을 지속적으로 보완·발전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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