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따라…별 따라… 알록달록 가을의 재미를 따라

입력 2025. 08. 28   16:31
업데이트 2025. 08. 28   16:33
0 댓글

예술·자연·핫플 다 있다, 강원 영월군

동강의 한반도 지형을 한눈에…
붉은 철제 파빌리온 인증샷 찍고
영화 ‘라디오스타’ DJ 되어 녹음
맑은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보자
토종 와인 한 잔에 색색 토마토…
쉬이 가지 않는 더위 씻어 볼까

24절기 중 14번째 절기, 가을이 찾아온다는 ‘처서’가 지났다. 아직 폭염이 가시지 않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여름휴가의 여독이 미처 풀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더 여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드는 요즘이다. 강원도의 깊은 두메산골이라면 가을을 조금이나마 더 빨리 만나 볼 수 있을까. 동강과 백두대간이 한데 얽히며 천혜의 절경을 만들어 내는 곳,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예술적 영감의 성지, 강원 영월군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현지 농산물로 만든 향토음식도 맛보고, 동강에 발을 담그며 쉬어 가자. 푸른 숲과 하늘 아래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밤에는 쏟아질 듯한 별빛을 올려다보자.

강원 영월군 동강의 휘황찬란한 물줄기로 빚은 한반도 형태의 지형. 한 관광객이 카메라에 한반도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강원 영월군 동강의 휘황찬란한 물줄기로 빚은 한반도 형태의 지형. 한 관광객이 카메라에 한반도 모습을 담고 있다. 사진=필자 제공


한반도뗏목마을-동강이 빚은 한반도 지형 한 바퀴

동강의 휘황찬란한 물줄기는 선암마을을 지나며 커다란 한반도 지형을 만들었다. 전국 곳곳에 한반도 형태를 한 지형이 여럿 있지만, 아무래도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은 여기다. 전망대가 잘 갖춰져 있다.

주차장에 마련된 입구에서 오솔길을 따라 15분 남짓 걸어 올라가면 한반도 지도 모양을 꼭 빼닮은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지형의 오른쪽으로는 태백산맥처럼 숲이 봉긋 솟았고, 왼쪽 아래로는 호남의 드넓은 평야처럼 들판이 형성돼 있다. 울릉도와 독도 위치에는 나무 군락이 형성돼 있어 지도가 완성된 듯한 풍경을 이룬다.

동강이 조각한 빼어난 풍경을 좀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한반도뗏목마을로 향하자. 한반도 지형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큰 전통뗏목을 유람선 형태로 운영한다. 노를 젓는 것은 오롯이 뱃사공의 몫. 우리는 그저 강물에 발을 담근 채 여유를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공이 들려주는 마을 역사, 동강 이야기와 함께 약 30분간 힐링여행을 만끽해 보자. 뗏목 체험은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운영하며, 요금은 성인 기준 8000원 정도다. 선착장 한편에는 간이매점도 있어 감자전이나 막국수 같은 강원도 향토음식을 맛보며 쉬어 가기에 좋다.


영월의 새로운 인증샷 성지로 떠오른 ‘젊은달와이파크’. 사진=필자 제공
영월의 새로운 인증샷 성지로 떠오른 ‘젊은달와이파크’. 사진=필자 제공


젊은달와이파크-청정자연 속 예술 놀이터

붉은 철제 파이프로 만든 대형 파빌리온, 폐목재를 층층이 쌓아 올린 ‘목성’ 조형물…. ‘젊은달와이파크’는 영월의 청정자연과 기발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어우러진 예술공간이다. 한때 술박물관이었던 건물을 공간디자이너 최옥영이 재창조해 새로운 미술관으로 거듭난 곳으로, 영월의 새로운 인증샷 성지로 떠올랐다.

야외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모든 작품이 예술인 동시에 멋진 사진 배경이 된다. 마음껏 사진에 담아 보자. 전시된 작품 대부분이 철거 자재나 폐목재 같은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아름다운 자연 속 지속 가능한 예술작품을 배치한 이 공간에서는 신비로운 분위기만큼이나 독창적인 예술적 메시지도 느낄 수 있다.


영월관광센터-미디어아트로 되살린 전통민화

이곳은 이름만 관광센터일 뿐 실상은 미디어아트 미술관에 가깝다. 폐광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세운 영월관광센터에서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를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전통민화가 살아 움직이는 대형 미디어아트쇼는 단연 인기다. 달나라에서 토끼가 절구를 찧는 모습,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옛 설화 속 장면들이 화려한 영상으로 펼쳐져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이어지는 전시실에는 영상에 등장했던 오브제들을 실제 예술작품으로 전시해 스토리를 따라가며 관람하는 재미를 준다.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카페와 로컬푸드 직매장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이다.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였던 KBS 영월방송국 건물이 지금은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사진=필자 제공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였던 KBS 영월방송국 건물이 지금은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사진=필자 제공


라디오스타박물관-영화 속 그 시절 감성

영화 ‘라디오스타’ 촬영지였던 KBS 영월방송국 건물이 지금은 ‘라디오스타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 아날로그 세대의 추억을 품은 이 박물관은 라디오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다. 진공관 라디오부터 카세트테이프 겸용 라디오까지 시대별 기기가 가득하며, 직접 테이프를 재생해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청음실도 마련돼 있다.

영월을 무대로 한 영화 ‘라디오스타’ 관련 전시코너도 있다. 영화를 본 관람객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실제 라디오 스튜디오처럼 꾸며진 녹음부스에선 누구나 마이크 앞 DJ가 돼 방송을 녹음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한다면 입장료 3000원이 아깝지 않을 알찬 추억여행이 될 것이다.


해발 800m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 ‘별마로천문대’. 사진=필자 제공
해발 800m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 ‘별마로천문대’. 사진=필자 제공


별마로천문대-밤하늘에 펼쳐진 별의 바다

영월에서 차로 20분 남짓, 해발 800m 봉래산 정상에 자리한 별마로천문대는 수준급의 망원경을 갖춘 곳이다. 지름 80㎝의 주 망원경으로 맑은 밤이면 수많은 별과 행성을 또렷하게 관측할 수 있다. 이곳에선 매일 별 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 후 방문하면 돔 형태의 천체투영실에서 가상의 밤하늘을 만나 보거나 천체망원경을 경험해 볼 수 있다. 계절마다 다른 별자리 해설과 태양 흑점 관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아도 내부 상설전시관과 전망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천문대 건물 곳곳을 우주 테마의 예술작품과 포토존으로 꾸며 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인생샷을 남기기에 좋다. 천문대 옆 봉래산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가능하고, 전망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천문대 옆 봉래산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필자 제공
천문대 옆 봉래산 정상에서는 패러글라이딩 체험이 가능하다. 사진=필자 제공


예밀촌마을-와인 향에 취하고 빵 내음에 반하다 

예밀촌마을은 포도의 산지다. 일교차 큰 산골 기후와 석회암 토양은 당도 높은 포도를 빚어낸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이 직접 꾸리는 와이너리에서 다양한 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레드와인 ‘예밀와인 드라이’는 2019년 대한민국주류대상 우리술 와인 부문 대상을 받았다.

예밀와인 힐링센터에서 예밀와인의 전 제품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이곳에선 와인 족욕 체험도 가능하다. 따뜻한 물에 레드와인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발을 깊게 담가 보자. 나른한 감성에 와인 한 잔까지 즐기고 있노라면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마을에는 유명 빵집 브레드메밀도 자리해 있다. 평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이 베이커리는 예밀촌마을로 옮겨 와 메밀을 비롯한 강원도 제철 재료로 만든 건강한 빵을 선보인다. 갓 구운 빵을 이 집만의 ‘조선간장+들기름’ 소스에 찍어 먹으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색색의 토마토를 즐길 수 있는 농장 체험 ‘그래도팜’. 사진=필자 제공
색색의 토마토를 즐길 수 있는 농장 체험 ‘그래도팜’. 사진=필자 제공


그래도팜-색색 토마토로 즐기는 농장 체험

토마토 종류는 몇 가지나 될까. 평범한 토마토만 알고 있었다면 영월 주천면의 ‘그래도팜’에서 새로운 세계를 만나 보자. 이곳에서는 유전자 원형을 간직한 토종 씨앗으로 다양한 에어룸(heirloom) 토마토를 재배한다. 빨강, 초록, 노랑, 보랏빛까지 색과 모양이 제각각인 10여 종의 토마토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그래도팜은 농장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흙과 품종에 대한 농부의 진심 어린 해설을 들으면서 직접 토마토를 수확해 종류별로 맛볼 수 있다. 각기 풍미가 다른 토마토들을 시식해 보고 방울토마토를 올린 미니피자를 만들어 먹는 이색적인 경험까지 해 보자.


탄광문화촌-폐광 마을에서 배우는 삶의 역사 

영월은 한때 정선, 태백과 함께 탄광산업으로 번성했던 고장이다. 북면 마차리의 거대한 탄광촌은 사라졌지만 그 추억을 간직한 강원특별자치도 탄광문화촌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1970~1980년대 광부 마을을 재현한 생활관을 거닐며 당시 광부 가족들의 일상을 살펴보자. 실제 광산 갱도를 방불케 하는 전시관에선 탄광작업 현장을 체험해 보는 것도 가능하다. 석탄을 나르던 트롤리와 광부들의 작업복, 생활용품까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어 남녀노소에게 산업 역사 체험을 선사한다.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필자 김정흠은 여행작가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주로 여행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 매체 등과 함께 다채로운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