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스 언박싱
2.보라매의 진화, 빨라진다?
방추위, 레벨업 기간 대폭 앞당겨
2027년 상반기까지 공대지 무장
JDAM·천룡 등 10종 순차적 테스트
제공권 장악 넘어 핵심 전략 파괴
진정한 ‘게임체인저’ 전투기 진화
가성비·개방형 임무체계 등 강점
글로벌 시장에도 매력적 선택지
마치 게임 캐릭터가 레벨을 올리면 다양한 스킬을 쓸 수 있듯이 전투기 개발에도 단계별 성능 향상을 의미하는 ‘블록(Block)’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일명 ‘보라매’로 불리는 KF-21 전투기 역시 공대공 무장 위주의 ‘블록1’을 거쳐 지상 정밀타격 능력까지 갖춘 ‘블록2’로 레벨업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지난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170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레벨업 기간을 ‘확’ 줄였다. 2028년 말 확보 예정이었던 KF-21의 공대지 능력을 2027년 상반기로 1년 반이나 앞당긴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 이런 결정을 한 걸까? 에어포스 언박싱, 오늘은 KF-21의 진화에 관해 알아본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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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르게 더 강해지는 보라매
우선 이번 ‘조기 레벨업’ 결정은 우리 공군의 전력 증강에 큰 영향을 준다. 현대 공중전에서 전투기의 임무는 단순히 제공권을 장악하는 공대공(空對空) 전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공대공 능력에 더해 적의 핵심 시설과 지상 전력을 정밀타격하는 공대지(空對地) 능력은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다.
과거 경량급 전투기는 공대지 무장을 탑재하면 기동성이 떨어져 적 전투기를 만났을 때 생존을 위협받았다. 하지만 탁월한 성능을 자랑하는 KF-21은 다르다. 최대 7.7톤이나 되는 무장도 거뜬히 달고, 여전히 날렵한 기동성을 자랑한다. 별도의 기체 변화 없이 공대지 무장 추가가 가능한 배경이다.
아울러 지속적인 성능 개량은 새로운 위협에 따른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국방논단 제2029호(25-6) 『F-35 성능 개량을 통해 보는 차세대 전투기 발전에 대한 시사점』에 따르면 기존 4세대 항공기의 성능 개량은 도입 이후 10~20년간 운용하다가 성능 및 하드웨어가 진부화되는 시점에야 대규모로 이뤄졌다. 이로 인해 이러한 방식의 성능 개량은 급변하는 위협 대응을 더디게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결정으로 우리 공군은 KF-21의 공대지 작전 역량을 계획보다 앞당겨 확보하게 됐다. 노후 F-4·F-5 전투기 대체를 넘어 공군 작전 패러다임의 ‘레벨업’을 조기 달성해 줄 비장의 카드가 마련된 셈이다.
블록1과 블록2의 차이는
KF-21 블록1과 블록2는 무엇이 다를까? 크게 임무 영역과 무장통합 수준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2026년 전력화를 목표로 하는 블록1은 공중 우위 확보에 중점을 둔다. 이에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Meteor)와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AIM-2000(IRIS-T) 등을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초음속 비행 중 미사일 발사시험에 성공하는 등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사실이 있다. 블록1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공대지 임무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블록2는 쉽게 말해 공대지 무장 능력을 대폭 강화된다고 보면 된다. 이는 KF-21이 공중전은 물론 지상 정밀타격 임무를 완전히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Multirole Fighter)로 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2는 블록1의 기체와 기본 구조는 공유하면서 합동정밀직격탄(JDAM) 등 다양한 공대지를 무장통합하게 된다.
방위사업청(방사청)에 따르면 KF-21 탑재 공대지 무장은 10가지다.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차세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천룡’, JDAM,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은 신속하게 공대지 무장을 전력화하기 위해 10종을 단계적으로 구분해 순차적으로 시험할 예정이다. 즉 KF-21 블록2는 제공권 장악은 물론 적의 핵심 전략 목표를 파괴하는 진정한 ‘게임체인저’로 진화하게 되는 것이다.
글로벌 방산시장 경쟁력도 함께
이번 결정으로 KF-21은 글로벌 전투기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인 존재로 부상했다. 블록1에서 2까지의 간극이 사실상 무너졌기 때문이다. 최신 스마트폰을 샀는데, 다음 모델의 핵심 기능을 미리 제공하는 ‘얼리 액세스(Early Access·앞서 해보기)’와 같은 이치다. 계획보다 빠른 성능 확장이 KF-21의 경쟁력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애초부터 KF-21은 ‘가성비’와 ‘개방형 임무체계(OMS)’를 강점으로 내세워 신흥 강자로 평가받아 왔다. 가성비 측면에서 볼 때 KF-21은 미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비해 획득·운용비용이 훨씬 낮다. 여기에 동급 경쟁 기종보다 뛰어난 가격 대비 성능까지 갖춰 첨단 공군력을 원하지만 예산이 제한된 국가들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또한 KF-21은 특정 국가의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구매국이 원하는 무장이나 시스템을 쉽게 통합할 수 있는 OMS를 채택했다. 덕분에 미국 국제무기거래규정(ITAR)과 같은 엄격한 수출 통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F-35 구매가 어렵거나 독자적인 국방시스템 구축을 원하는 국가들에도 어필할 수 있다.
KF-21의 무한한 잠재력
KF-21의 진화는 블록2에서 끝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방사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내부 무장창을 적용해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하는 ‘KF-21 EX’, 전자전 능력을 특화한 ‘KF-21 EA’와 같은 파생형 개발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 전투기의 상징인 내부 무장창 기술이 현실화할 경우 KF-21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상위급 전투기 반열에 오를 핵심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자주국방의 염원이 담긴 KF-21 보라매가 더 강력한 발톱을 드러내며 대한민국 하늘을 지키는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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