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하나 사이에 두고 강 건너를 말하다

입력 2025. 07. 11   15:46
업데이트 2025. 07. 13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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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北’ 북한이탈주민의 날 특집

KFN, 특집 프로그램 2회 방송
북이탈주민들 “다시 태어난 날”
자유 위한 목숨 건 여정 되짚고
대한민국서 시작한 새 삶 조명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KFN TV ‘페이스:北’ 북한이탈주민의 날 특집 녹화 현장에서 출연자들이 험난했던 탈북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은 인턴기자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KFN TV ‘페이스:北’ 북한이탈주민의 날 특집 녹화 현장에서 출연자들이 험난했던 탈북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세은 인턴기자



북녘땅이 바라다보이는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북한이탈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국방홍보원 KFN TV ‘페이스:北(연출 고다혜)’은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사회에서 새 삶을 사는 북한이탈주민 이야기를 전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1·2편에 나눠 방송한다.

이날 방송은 박새암 MC의 진행 아래 방송인 크리스 존슨, ‘탈북 외교관 1호’ 고영환 국립통일교육원장, 탈북 방송인 이순실·이철은·김일혁 씨가 함께했다.

이순실 씨는 “애기봉은 명절마다 들르는 곳이다. 이곳에서 보이는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이 부모님의 고향이기도 하다”며 “방금 전까지 흐렸던 날씨가 개는 것을 보니 마치 우리를 반겨주는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북한 보위부 요원이었던 이철은 씨는 “이곳에서 북한 땅을 볼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 눈앞에 두고도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국립통일교육원장 역시 “이곳에서 겨우 1.4㎞ 남짓한 거리에 북한 땅이 있다. 판문점에서는 개성 남대문까지 직선거리로 8㎞”라면서 “지금 제가 매일 아침 출근길이 14㎞인데 그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에 북한의 개성이 있는 셈이다. 얼마나 우리가 북한과 가깝게 있는지 새삼스레 깨닫는 순간”이라고 남다른 심정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 하나를 두고 ‘우리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란 생각을 하면 만감이 교차한다”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북한 사회를 탈출해 대한민국에 정착한 북한이탈주민 수는 2025년 3월 기준 3만4352명에 달한다. 세월이 흘러도 자유를 향한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출연자들은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북한이탈주민의 날에 대해 벅찬 감정을 공유했다.

고 원장은 “7월 14일은 제게 특별하다. 1997년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법이 제정된 날이자 제 생일이기 때문”이라면서 “이날은 저를 포함한 북한이탈주민에게는 두 번째 생일”이라고 답했다.

KFN TV ‘페이스:北’ 출연자들이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FN
KFN TV ‘페이스:北’ 출연자들이 경기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북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FN



이순실 씨는 “지난해에는 북한 음식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하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그동안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기념일이 없었는데,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생기면서 아기들이 출생증을 가지는 마음처럼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품에 안기기까지는 각자 목숨을 건 험난한 탈북 과정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1991년 고위급 인사로서는 처음 탈북을 감행한 고 원장은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최후에 관한 발언을 했다가 북한 당국에 체포당할 위기에 처했던 것이 탈북의 주된 이유”라면서 대사관 철문이 열린 틈을 타 탈출한 긴박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이순실 씨는 “11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 소금·된장·간장조차 없을 정도로 먹고살기가 막막했다. 이후 장마당을 떠돌며 근근이 살아가다 아홉 번 만에 극적으로 탈북에 성공했다”며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해 생이별한 딸이 생각나 버려진 동물들을 데려와 정을 붙이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서해를 헤엄쳐 탈북한 이철은 씨는 “북한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에 회의감이 들었을 때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듣고 탈북을 결심했다”며 “해상분계선에서 표류하다가 야간 경계근무 중 저를 발견한 해병대원이 재빨리 보고했고, 대한민국 경비정에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생명의 은인이기도 한 해병대원과는 지금까지도 깊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인 2023년 5월 일가족이 목선을 타고 탈북한 김씨는 “아버지의 가르침으로 대한민국 발전상을 듣고 자랐다. 탈북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극단의 상황까지 염두에 둘 수밖에 없었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떠올렸다.

KFN TV는 KT 올레TV(IPTV) 101번, 또 다른 IPTV인 SK브로드밴드 B TV 263번, LG 유플러스 TV 244번은 물론 위성TV 스카이라이프 163번 및 전국 케이블방송, ‘KFN’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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