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훈련은 고통이 아닌 변화의 시작입니다”

입력 2025. 07. 11   16:13
업데이트 2025. 07. 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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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영 교관 전주기전대 부사관학군단
송태영 교관 전주기전대 부사관학군단



이제 곧 부사관 후보생들이 부사관학교 입영훈련을 시작합니다. 11기는 첫 훈련이고, 10기는 2년 차 훈련에 나섭니다. 초급간부로서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이 시점, 입영훈련은 분명 그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관으로서 저는 이 훈련을 함께 준비하며 언제나 군 생활의 첫 장면을 떠올립니다. 24년 전 육군3사관학교 입교 당시 낯선 환경, 날카로운 구령 속에서 긴장과 두려움이 교차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떠올리기조차 싫었던 그 시간은 결국 제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었고, 지금의 저를 만든 가장 강렬한 시작이었습니다.

후보생들도 지금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훈련은 고됩니다. 단순히 몸만 힘든 것이 아니라 익숙한 자기 모습과 이별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정신적 도전이기도 합니다. 그 길을 먼저 걸어본 선배로서, 저는 이들이 그 도전 앞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도록 돕고 싶습니다.

입영훈련은 단순한 군사훈련의 시간이 아닙니다. 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과 명령의 의미를 배우는 시기며, 훈련을 통해 이들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책임의 무게’를 처음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때로는 사소해 보이는 과업 하나가 자신과 타인의 생존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기에 훈련의 모든 순간은 실제 상황을 살아내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교관의 역할은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습니다. 부사관은 명령을 따르는 존재를 넘어 병사들의 멘토이자 전투력의 첨병입니다. 저는 훈련마다 이들에게 ‘왜 이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려 합니다. 이유를 알면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며, 행동은 곧 신뢰로 이어집니다. 외형이 아닌 내면의 전환이 이뤄질 때 비로소 진짜 부사관의 첫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훈련은 고되고 변화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낸 자만이 진짜 자신을 마주하게 되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됩니다.

입영훈련은 체력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의지의 문제며, 강한 마음과 흔들리지 않는 책임감을 기르는 여정입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한 발짝만 더 버티면 완전히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 여름, 저는 또다시 새로운 후보생들과 마주할 것입니다. 이들의 눈빛 속에는 긴장도, 기대도, 두려움도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안에 ‘변화될 준비가 된 사람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저는 그 변화를 응원하고, 책임지고, 함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훈련이 끝난 후 이들이 더 이상 ‘후보생’이 아니라 ‘진짜 부사관’이 돼 당당히 거수경례하는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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