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약 2주간 ‘아리랑 센티널 훈련’에 참가하면서 신문관이 아닌 롤 플레이어라는 특별한 임무를 맡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대본에 맞춰 연기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상황에 놓이니 상대 신문관들의 질문 하나하나가 날카롭고 전략적이었다. 상대방이 어떤 말투를 쓰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덩달아 상황에 몰입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좋은 롤 플레이어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
신문관들은 말투, 눈동자의 움직임, 손의 떨림까지 주의 깊게 관찰하며 압박했다.
처음엔 당황스럽고 긴장도 많이 됐지만, 점점 그 흐름에 빠져들며 진짜 전장에서의 롤 플레이어가 된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오히려 신문을 당하면서도 상대방이 어떤 접근법을 활용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심리를 흔드는지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총 5번의 신문과 연기를 하면서 각각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의도적으로 모순된 진술을 했을 때 신문관이 그 모순점을 짚어 내고, 이를 근거로 압박해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긴장감이 맴돌았고, 감정을 조절해 가며 상황을 이어 나가야 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신문이 단순한 압박이 아니라 정교한 심리전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또한 롤 플레이어 임무를 맡으면서 신문관 입장에선 보이지 않는 정보의 단편들, 즉 말투·몸짓·감정 변화 등이 얼마나 중요한 단서가 되는지도 알게 됐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정보 수집을 할 때 정보 획득과 해석 능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미 연합군이 얼마나 정밀하고 윤리적인 기준 아래서 신문을 하는지 지켜봤고, 그 수준과 높은 전문성에 감탄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아가 이번 훈련 때 민사심리 중대의 하나로 신문과 롤 플레이어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팀워크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협업의 결과물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특히 훈련 뒤 진행된 피드백 시간 때 부족한 부분을 한 번 더 짚어 볼 수 있었다.
‘아리랑 센티널 훈련’을 받으며 롤 플레이어로서 이러한 상황을 반복 경험함으로써 향후 유사 상황에서 보다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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