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작전사령부, 한미 연합 피해복구훈련

입력 2025. 06. 12   17:05
업데이트 2025. 06. 12   17:20
0 댓글

SPEED…속도 빨랐고
빈틈 없었다…SMART

크기 상관없이…
접개식 유리섬유 매트 사용
대형 폭파구 완벽 복구
활주로 기능 중단 없도록
타격 걱정없이…
소형 폭파구 복구 특화 장비
섬유강화플라스틱 매트 활용
항공기 멈추는 일 막도록

영화 ‘탑건: 매버릭’에는 공격 편대가 출격하기 전, 적국의 비행장과 유류저장고 등을 타격하기 위해 수십 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시다발 쏟아진 탄두는 활주로와 유류저장고 등을 정확히 타격해 적의 공중전력을 무력화했다. 한미 공군은 이 같은 공격에 대비해 피폭 활주로를 신속히 복구하고, 항공작전을 쉼표 없이 이어가는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연합 피해복구훈련을 했다. 글=송시연/사진=양동욱 기자

 

 

11일 공군91전대 피해복구훈련장에서 진행된 '2025년 한미 연합 피해복구훈련'에서 91전대(위쪽 사진)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554레드호스 장병들이 중장비를 이용해 대형 폭파구를 복구하고 있다.
11일 공군91전대 피해복구훈련장에서 진행된 '2025년 한미 연합 피해복구훈련'에서 91전대(위쪽 사진)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554레드호스 장병들이 중장비를 이용해 대형 폭파구를 복구하고 있다.

 


전국 곳곳의 한낮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으며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린 11일. 공군91항공공병전대(91전대) 피해복구훈련장은 한미 장병들이 내뿜는 훈련 열기로 더 뜨거웠다.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가 주관한 ‘2025년 한미 연합 피해복구훈련’이 한창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시작해 12일까지 실시한 훈련에는 91전대와 미 태평양공군사령부 예하 554레드호스(RED HORSE) 임무 요원 80여 명이 참여했다.

활주로 피해복구는 공군의 작전지속성을 보장하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전시에는 활주로가 가장 먼저 적의 공격 대상이 되며, 활주로가 기능을 잃으면 항공전력이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작전이 멈추면 공중 지원과 병력 투입, 물자 보급 등이 모두 지연되거나 중단되기 때문에 활주로 피해복구 속도는 곧 작전 회복 속도를 의미한다. 전방 지역이나 긴급 기동작전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손상된 활주로의 복구 여부가 작전수행 능력 전반을 좌우하기도 한다.

 

이번 훈련은 활주로 피해복구 역량을 실전적으로 점검하고, 변화하는 공격 양상에 맞춰 공법을 다양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훈련에서는 작전 요원의 임무수행 여건 조성을 위한 항공추진보급기지(ATSP) 개소, 대형·소형 폭파구 복구 훈련이 이뤄졌다.

 

 

중장비를 운용하는 91전대 장병.
중장비를 운용하는 91전대 장병.

 

골재를 정리하는 한미 장병들.
골재를 정리하는 한미 장병들.

 

골재를 정리하는 한미 장병들.
골재를 정리하는 한미 장병들.

 

미군 장병이 중장비를 운용하는 모습.
미군 장병이 중장비를 운용하는 모습.



우리 공군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매트를 활용한 소형 폭파구 복구 공법도 실습했다. 적군이 활주로에 다수의 소형 폭파구를 만드는 이유는 전투기 운용 자체를 불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다. 활주로 전체를 파괴하지 않더라도 일정 간격으로 소형 폭파구를 형성하면, 항공기 운용을 사실상 중단시킬 수 있다. 순항미사일은 정밀하게 흩어지는 다수의 탄두를 통해 소형 피해를 고르게 입힌다. 소형 폭파구는 그 자체의 물리적 피해는 작지만, 장비·인력의 분산을 초래해 전체 복구 시간과 작전 재개 속도를 지연시키는 요인이 된다.

우리 공군은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미군의 FRP 매트 사용법을 익혔다. FRP 매트는 소형 폭파구 복구에 특화된 장비다. 우리 공군이 기존에 운용하던 접개식 유리섬유 매트(FFM)보다 크기가 작아 복수의 소형 손상 지점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훈련에서는 미 공군이 먼저 FRP 매트를 활용한 소형 폭파구 복구 시범을 보였고, 뒤이어 우리 공군이 훈련했다. 복구는 굴착기 등으로 폭파구의 파편을 제거함과 동시에 파석을 채워 넣고, 전압작업(흙 또는 포장 재료를 깔고 롤러로 단단하게 다지는 것) 후 FRP 매트를 포설하는 방식이다.

 

대형 폭파구 복구 훈련에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FFM이 사용됐다. 한미 공병 요원들은 각각 대형 폭파구를 복구하며 장단점을 비교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ATSP 개소 훈련을 했다. ATSP는 전쟁 물자를 저장·관리하고, 전투부대에 적시 보급하는 곳이다. 아군의 전투지속 능력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다. 전시에는 적진에 설치되는 만큼 각종 상황을 가정한 반복적인 훈련을 통한 절차 숙달이 중요하다. 한미 장병들은 서로의 장비를 비교하고, 설치 방법을 공유했다.

훈련은 한미 장병들이 현장 강평에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왼쪽부터) 송정철(중령) 91전대 공병작전과장, 셀린 로저스(대위) 미 554 레드호스 실버플래그 팀장
(왼쪽부터) 송정철(중령) 91전대 공병작전과장, 셀린 로저스(대위) 미 554 레드호스 실버플래그 팀장



송정철(중령) 91전대 공병작전과장은 이번 훈련이 실전과 같은 연합작전 환경에서 미군과 손발을 맞춰보는 중요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적진 깊숙이 전개한 것을 가정해 ATSP를 설치하고, 이를 거점으로 피해 활주로를 복구하는 일련의 과정을 체득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육로 보급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항공과 해상 보급이 필수이기 때문에 전방 기지 확보는 작전 성공의 전제”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이 처음 실습한 FRP 매트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FFM보다 가볍고, 다양한 크기로 구성돼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FRP 매트 포설 훈련은 공법 교류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셀린 로저스(대위) 미 554레드호스 실버플래그 팀장은 “서로 언어는 달랐지만, 함께 훈련을 완수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은 한미동맹에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다. 한국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상호 이해도 훨씬 깊어졌다”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그는 또 “미국 팀과 한국 팀이 하나의 목표 아래 함께 움직였다”며 “서로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말도 다르지만 끝내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라는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