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비정규군으로 싸운 다섯 형제, 학도의용대 만든 교사…무공훈장 대신 받은 아들들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입력 2025. 06. 11   17:08
업데이트 2025. 06.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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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11일 6·25전쟁에 참전한 비정규군 공로자 24명에게 무공훈장을 서훈했다. 이 중 비정규군 다섯 형제는 황해도 연백군에서 태어나 6·25전쟁 중 미 8240부대 예하 울팩(Wolfpack) 부대에 입대했다. 비군인 신분으로 적 지역인 황해도 일대에 침투해 첩보수집·유격활동 등 비정규전을 수행했다. 특히 차남인 고(故) 이영이 울팩 1부대 대대장은 1951년 3월부터 12월까지 개성탈환작전에서 적 1개 중대 병력을 기습, 20여 명을 사살하고 9명을 생포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 대대장은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 수훈자로 선정됐다.

이 대대장 아들 이광철 씨는 “국가를 위해 헌신한 아버지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가 참으로 자랑스럽고, 이분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 최제부 영도유격대(함경남도 일대 유격대) 사령관은 6·25전쟁 기간 부산 영도에 주둔하며 함경도·강원도 북부에서 공중·해안으로 침투해 유격작전을 수행했다. 1951년 9월, 50여 명의 대원과 함께 미군 수송기로 함경도 혜산군 일대에 침투한 후 신정수리전투에서 적 14명을 사살하고, 중요시설을 파괴했다. 그러나 최 사령관은 치열한 전투 속에서 적의 총탄에 맞아 전사했고, 충무무공훈장이 추서됐다.

전투 상황에서 시신을 수습할 수 없었던 유격대원들은 최 사령관을 임시로 매장한 후에 봉환하려 했으나 아직도 돌아오지 못했다.

최 사령관의 아들 최재명 씨는 “아버님은 제가 얼굴도 기억할 수 없는 어린 나이에 전사하셨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하셨기에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고 이종학 미 8240부대 예하 동키(Donkey) 11부대장은 전쟁 발발 후 학생들과 함께 학도의용대를 결성해 반공활동을 하던 중 11부대로 편입해 유격작전을 지휘했다. 이 부대장은 1951년 4월 북한군 순찰대를 기습한 송림리전투에서 17명을 사살하고, 피란민 1200명을 구출했다. 이 같은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이 부대장은 휴전 직전 유격작전 중 오른쪽 팔과 다리에 총상을 입는 등 위기에 처한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으나, 전사한 부대원들을 생각해 그동안 자신의 무공은 감춰왔다고 한다.

이 부대장의 아들 이용호 씨는 “늘 자신보다 함께 전투에 나갔던 유격대 전우를 추모하며 전우회 활동을 하셨던 아버지 모습이 생생하다. 이제라도 무공수훈을 받아 기쁘고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조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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