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 향군 ‘영웅과 함께 Go!Go!Go!’ 캠페인
육군28사단·미2사단 장병, 참전용사·유가족의 헌신에 감사 전해
6·25유공자참전비·무공수훈자공적비 닦으며 동맹 의미도 되새겨
지난 5일 오전 경기 동두천시 자유수호박물관 주차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동두천시재향군인회가 준비한 ‘영웅과 함께 Go!Go!Go!’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에는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 육군28보병사단 및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장병, 보훈단체, 지역 인사까지 수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들은 6·25전쟁의 아픔과 교훈을 되새기며,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각인했다. 글=임채무/사진=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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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 Go!Go!Go! 캠페인은 여성회를 중심으로 펼치는 봉사활동이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하던 봉사활동을 시도회부터 읍면동회까지 동시에 전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웅과 함께’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의 역사적 의의와 교훈을 되새기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범국민적으로 확산하고자 추진됐다. 특히 △국가를 위해 헌신·희생한 참전용사와 유가족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 △호국·보훈의식 함양 △전후 세대의 올바른 국가관·안보관 정립에 이바지하고자 기획됐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미 장병들이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가슴에 감사의 꽃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순간이었다. 한미 장병들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꽃을 달아드리자,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손을 붙잡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이승원 병장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분들께 카네이션으로나마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임무수행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빌리 맥펠린 이병은 “6·25전쟁부터 이어진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행사였다”며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한미동맹은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네이션을 받은 오경렬 참전용사는 “한미 장병들의 늠름한 모습을 보니 6·25전쟁 당시 5사단 35연대 소속으로 철원에서 싸웠을 때 후방에서 우리를 든든하게 지원해주던 미군들이 떠올랐다. 한미 장병들이 직접 꽃을 달아줘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가 흘린 땀과 피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6사단 2연대 소속으로 용문산전투 등에서 활약한 최광석 참전용사도 “먼저 떠나간 동료들의 모습이 떠올라 울컥했다”며 “이렇게 예우해줘서 고맙다. 6·25전쟁과 참전용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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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용사였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임춘년 씨는 “남편이 생전에 늘 나라를 위해 싸웠던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오늘 같은 자리가 있어 외롭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6·25유공자참전비, 무공수훈자공적비 등을 닦고 주변을 정화하는 한미 장병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장병들은 한미동맹의 상징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묵묵히 참전비를 닦았다.
박정민 상병은 “6·25전쟁 때 함께 대한민국을 지켰던 미군 장병들과 오늘 행사를 같이해 더욱 뜻깊었다”며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호국보훈의 마음만은 똑같은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아라아나 산체스 이병은 “참전용사와 유가족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한국군 장병들과 함께 정화활동을 하면서 한미동맹이 더 굳건해지는 것을 체감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참전비를 닦는 손길에는 세대를 뛰어넘는 존경과 연대의 감정이 묻어났다. 한미 장병들은 “참전비의 이름 하나하나를 닦을 때마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음을 실감한다”며 “한미동맹의 소중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내빈 소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에 대한 헌화, 기념사, 격려사, 축사 등의 순서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특히 동두천시향군과 동두천시자원봉사센터에서 참전유공자들을 위해 헌혈증을 모아 기부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어진 위로연에서는 향군이 준비한 음식을 먹으면서 우정을 나눴다.
미 7사단 카투사로 참전했던 김기남 참전유공자는 “한미 후배 장병들을 보면서 마치 70여 년 전 함께 먹고 자며 하나의 팀을 이뤄 싸웠던 그때가 떠올랐다”며 “우리 참전용사들을 잊지 않고 이렇게 예우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소회를 전했다.
저스틴 앨리슨(소령) 미 2사단 210포병여단 참모장은 “70여 년 전의 용기와 희생, 단결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참전용사들이 이뤄낸 평화가 영원히 이 땅에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행사를 준비한 김석훈 동두천시재향군인회장은 “참전유공자들께서 이 땅의 자유·평화를 지키기 위해 흘린 피와 땀, 눈물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우리가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며 “오늘 행사가 보훈의 가치를 더욱 깊이 새기고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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