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2사단/한미연합사단 편성 10주년
지평리전투서 핵심 역할…이후 한반도 주둔하며 전방지역 경계 맡아와
2015년 정식 편성, 한국군 부대와 연간 100회 이상 제병협동훈련 전개
유사시 즉각 작전 투입 '파이트 투나잇' 태세 유지하며 실전 대비 강화
전장에서 함께 싸우는 군대보다 강한 동맹은 없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과 미국이 전술급 제대에서 ‘한 팀’으로 움직인 결정체가 있다. 바로 세계 유일의 연합사단,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이다. 편성 10주년을 맞은 지금 단순한 부대 이상으로, 평화와 억제를 상징하는 전략자산이자 한미 연합작전의 미래를 준비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왔다. 끈끈한 혈맹으로 시작된 ‘한 팀’의 여정, 그 의미와 10년의 성과를 되짚어 본다. 박상원 기자/사진=국방일보 DB
1917년부터 이어진 전통, 한미동맹의 ‘전방 핵심 사단’
미2사단은 제1차 세계대전 중인 1917년 프랑스에서 창설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참가했으며, 6·25전쟁 당시 지평리전투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이후 1965년 다시 한반도에 주둔해 한미 연합방위체계의 중심 전력으로 전방지역 경계작전을 맡아 왔다.
이런 전통 위에 2015년 6월 3일 경기 의정부시 캠프 레드클라우드에서 한미연합사단이 정식 편성됐다. 이는 한국군과 미군이 하나의 전술급 제대에서 통합된 세계 유일의 연합모델로 한미동맹의 진전을 상징했다. 이후 2018년 연합사단은 현재 위치인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해 새로운 연합작전체계를 더욱 공고히 다져 왔다.
한국군도 함께 편성…실전형 연합 전술급 제대
연합사단은 스트라이커여단, 포병여단, 항공여단, 지속지원여단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작전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군은 현재 100명 이상이 편성돼 연합사단의 일원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기능별 미군 카운터파트와 같은 공간에서 영어로 업무를 보며, 한미 간 실질적인 상호운용성과 실전 대응력을 동시에 향상하고 있다.
한국군 장병은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연합사단협조단이라는 별도 조직 소속이다. 한미 간 군사외교와 실무협력의 가교 역할을 한다. 작전, 계획, 정보, 인사, 군수 등 사단 참모부 대부분의 기능에 한국군 장병이 같이 근무 중이고 지휘관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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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훈련으로 실전감각 강화…연중 지속 훈련체계
연합사단은 여러 제대의 한국군 부대와 연간 100회 이상 기동·화력·항공·공병·화생방 등 주요 기능별 제병협동훈련을 하고 있다. 또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훈련 △미 국립훈련센터(NTC) 훈련 △연 2회의 ‘스퍼라이드(Spur Ride)’ 기병훈련 △미 여단급 부대가 시행하는 자격인증 평가인 ‘E3B’ 전투기술 인증평가 등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올 4월 실시된 E3B 평가에는 한국군 장병 200여 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의 훈련성과를 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미 전술급 제대의 연합작전 능력 향상과 상호운용성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유사시 즉각 작전 투입이 가능한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억제 실패 시 실질적인 연합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 평시엔 연합작전 수행 절차, 통신장비 운용, 전술규정 발전 등을 함께하며 실전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작전계획 수립도 연합지휘부와 연합참모부가 공동 진행 중이다. 한국군 장병들은 이 과정에 참여해 전시 작전 이행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연합사단 내 모든 상황 보고와 회의는 통역 없이 영어로 이뤄진다. 이를 위해 연합사단에 선발되는 모든 한국군 장병은 어학 능력과 임무 수행력을 갖춘 인원으로 엄정히 선발된다.
연합사단의 예하 부대에서도 한미 협업체계는 공고하다. 보직 구조가 대표적이다. 미국 측 여단장(대령)의 파트너로 한국 측 부여단장(중령)이 보직되고, 한미 작전과장(소령) 2명이 같이 임무를 담당한다. 이 같은 구조는 전술적 상호운용성을 넘어 조직 간 유대를 형성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편성 10주년, 한미동맹의 실질적 발전상
올해로 편성 10주년을 맞은 한미연합사단은 단순한 연합 편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양국의 실전형 연합작전 역량과 전략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투공동체로서 변화하는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찰스 롬바르도(육군소장)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장은 “70년이 넘는 한미동맹의 역사 속 연합사단 편성 10주년을 맞이한 지금, 한미 장병들이 함께 성장하고 군사역량을 강화해 온 여정을 자부심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미연합의 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작전 능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연합사단 10년의 여정은 실전적 연합작전을 펼치는 한미동맹의 최첨단이자 동맹 발전의 또 다른 동력이 되고 있다.
인터뷰 … 찰스 롬바르도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장
"70년 전 큰아버지처럼 대한민국 자유 수호에 최선"
"큰아버지 이름 딴 동두천 '롬바르도 필드' 대한민국 자유 수호하는 데 최선 다할 것"
참전용사 가족으로 느끼는 감정 매일 마음가짐 새롭게 하는 원동력
"강력한 인재풀 갖춘 한국군 함께 임무 수행하는 것 영광"
경기 동두천시 캠프 케이시 연병장 이름은 ‘롬바르도 필드’다.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1950년 9월 24일 전사한 고(故) 토머스 롬바르도 중위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다름 아닌 찰스 롬바르도(육군소장)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장의 큰아버지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지난달 29일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큰아버지가 70여 년 전 그랬던 것처럼 대한민국의 자유를 수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고 밝혔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큰아버지는 미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미식축구·야구부 주장을 할 정도로 리더십, 군인으로서 자질이 뛰어난 분이셨습니다. 결혼해 2명의 자녀도 있었지만, 가족을 두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하셨습니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큰아버지와 같은 성을 쓰는 제가 지난해 6월 21일 사단장에 부임했을 때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며 “큰아버지가 적과 맞서 싸웠던 전장을 견학했을 때 느낀 감동이 지금도 마음속에 가득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롬바르도 중위 유가족들이 방한했을 때 고인의 자녀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아버지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의 감동도 여전하다.
이는 롬바르도 사단장이 매일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3일 연합사단 편성 10주년이 주는 의미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견고한 동맹”이라며 “협조단장(준장)을 포함해 한국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영광이면서 큰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연합사단 편성 당시 ‘한미동맹의 공고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현실로 나타났으며, 한미 장병들이 함께 호흡하며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의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휘하 한국군 장병들의 높은 경쟁력에도 박수를 보냈다. 사단에 보직된 협조단 소속 우리 군 참모 대다수가 지휘관 경력을 거쳤다는 점도 완벽한 임무 처리를 돕는 요소라고 했다. 한국군은 사단 내 각 부서에서 미군의 ‘카운터파트’로서 임무를 이행하고, 장차 연합작전을 주도할 전문가로 성장하고 있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한국군 인재들을 휘하에 두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길 정도”라며 “이곳만큼 강력한 ‘인재풀’과 강한 화력·자산을 갖춘 곳은 없다고 감히 얘기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이를 토대로 사단은 한국군 각급 부대와 유사시 적 공격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연합훈련도 수시로 하고 있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한반도라는 복잡하고도 특화된 지형에서 작전하는 데 필요한 전술지식과 정보를 한국군과 공유한다”며 “미군의 풍부한 전투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지난 10년간 사단이 일군 역사·전통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사단 내 한미 장병들이 역량을 키우고 능력을 높이는 게 자부심이자 자랑”이라며 “이는 향후 10년간 사단이 발전·성장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주 임무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롬바르도 사단장은 “한반도 안정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고자 매일 훈련하며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군, 나아가 대한민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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