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반복 또 반복하는가 How… 숙달 또 숙달하는가 '포효로 답하다'

입력 2025. 05. 18   16:34
업데이트 2025. 05. 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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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도군단 대공사격훈련 

범처럼…하늘을 찢었다
30㎜ 대공포 ‘천호’ 탄환
1.5㎞ 떨어진 표적기 관통
표적 추적·실사격 반복

벌처럼…표적을 뚫었다
K3·K6·K15·K16 등 공용화기
사수·부사수부터 대기조까지
초탄필추 임무 수행 능력 체득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 경험의 사전적 의미다. 뜻 그대로 경험은 중요하다. 군에서 반복하는 교육훈련도 어떻게 보면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이다. ‘해봤는지, 안 해봤는지’에 따라 태도와 마음가짐이 달라지고 임무 수행 능력까지 갈리기 때문이다. 육군수도군단이 지난 12일부터 닷새간 실시한 대공사격훈련도 경험 쌓기에 초점을 맞췄다.

글=이원준/사진=이경원 기자

K6 기관총 조준경.
K6 기관총 조준경.

 

 

K15·K16 기관총 등 공용화기로 사격하는 장병들.
K15·K16 기관총 등 공용화기로 사격하는 장병들.

 

 

K6 기관총 사격 모습.
K6 기관총 사격 모습.

 

 

육군17보병사단 방공대대 차륜형 대공포 천호가 지난 15일 강원 고성군 마차진 대공사격장에서 표적기를 향해 30㎜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육군17보병사단 방공대대 차륜형 대공포 천호가 지난 15일 강원 고성군 마차진 대공사격장에서 표적기를 향해 30㎜ 포탄을 발사하고 있다.



지난 15일 강원 고성군 마차진 대공사격장. 흐렸던 날씨가 개자 푸른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펼쳐졌다. 구름 한 점 없는, 공중 표적을 겨냥해야 하는 대공사격을 하기엔 최적의 환경이었다. 

이날 사격장에선 육군수도군단 예하 17보병사단의 사격훈련이 전개됐다. 훈련에는 차륜형 대공포 ‘천호(天虎)’ 2문을 필두로 K6·K16 기관총을 비롯한 공용화기가 투입됐다. 천호는 육군이 오랜 시간 운용한 발칸을 대체하는 30㎜ 대공포다. ‘하늘의 호랑이’라는 뜻처럼 천호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도로·야지에서 호랑이처럼 질주하며 1분당 최대 1200발의 포탄을 퍼부을 수 있다.

17사단 방공대대는 지난해 천호를 전력화했다. 모처럼 만에 실사격하는 기회에 부대원들은 한반도를 횡단해 동해안까지 한달음에 달려왔다.

훈련은 적 무인기를 가정한 대공표적기를 투입, 이를 격추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천호 운용 장병 전원이 ‘사수’ 임무를 부여받아 실사격에 나섰다. 드론·무인기 위협으로 가득한 실제 전장에서 누구나 즉각 임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오후 4시, 예정된 훈련 시간이 되자 실사격을 알리는 경고방송이 훈련장 일대에 울려 퍼졌다. 사격 순서를 기다리는 장병들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해 보였다.

“첫 번째 사수 투입!”

통제탑 지시에 따라 첫 번째 조가 천호 내부로 들어섰다. 이어 전자광학추적기(EOTS)와 육안 조준기를 활용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선회하는 표적기를 추적했다. 30㎜ 대공포를 탑재한 포탑이 표적기 움직임에 따라 자동으로 방렬했다.

“실탄사격 표적 좌! 사격 구간! 둘 셋 사격!”

사격명령이 하달되자 천호는 1.5㎞ 떨어진 표적기를 향해 30㎜ 포탄을 쏟아부었다. 호랑이가 포효하는 듯한 굉음이 바다와 산으로 둘러싸인 훈련장을 가득 채웠다. 빨간빛 탄환이 표적지 방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선명히 보였다.

대공포 사격은 눈 깜박할 사이 끝나버렸다. 천호를 떠난 탄환은 빠른 속도로 비행 중이던 3.5m 넓이 표적지를 그대로 관통했다. 포신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가시기도 전에 벌어진 일.

“사수 임무 교대!”

표적기 추적부터 실사격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두 번째 조가 투입됐다. 다시 표적 추적 및 실사격이 반복됐다.

보는 사람 입장에선 교육훈련의 반복이지만, 천호 운용 장병에겐 사수 임무를 부여받아 실사격까지 해보는 소중한 기회였다. 특히 부대는 사격 경험이 없는 장병을 우선 투입, 전 장병이 방공무기에 대한 실전적인 사격 능력을 습득하도록 했다.

훈련은 준비된 1000여 발의 탄환을 모두 소진할 때까지 약 2시간 동안 전개됐다. 모든 장병은 대공사격을 완벽히 수행하며 초탄필추(初彈必墜)의 임무 수행 능력을 체득했다.

김준영(중령) 방공대대장은 “단순한 절차 반복을 넘어 실제 작전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전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훈련에 임했다”며 “훈련 성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호 사격에 앞서 K3·K6·K15·K16 등 공용화기 대공사격훈련도 했다. 17사단 예하 보병여단·포병여단·전차대대 장병들이 참여했다. 이에 맞춰 사격장엔 12.7㎜, 7.62㎜, 5.56㎜ 탄환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즐비했다. 공용화기 사격훈련도 천호 때처럼 모든 장병이 번갈아 가며 투입됐다. 사수·부사수부터 대기조까지 3인 1조로 실탄사격을 했다.

“표적 추적! 표적 우!”

통제탑 지시에 맞춰 장병들은 총구로 표적기를 겨냥했다. 사격지점에 표적기가 들어오자 사수들은 실탄을 퍼부었다. 준비된 탄환은 1명당 100발씩. 고정된 표적이 아닌, 움직이는 대공표적을 겨냥한 훈련을 통해 장병들은 실사격 능력을 구비하고, 적 무인기 위협 대비 사격 능력을 배양했다.

수도군단은 실전적 대공사격훈련으로 방공작전 수행 능력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용희(중령) 수도군단 방호과장은 “군단 예하부대가 공중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통합 방공 능력을 검증하는 의미 있는 훈련이었다”며 “방공전력이 적 무인기 위협에 대응하는 방패인 만큼, 강도 높은 실사격과 전술훈련을 통해 싸우면 이기는 전투태세를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군단은 전투 현장 중심의 교육훈련을 지속 시행하고, 이번 훈련에서 도출한 성과를 토대로 방공작전의 완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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