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36보병사단, 통합방위훈련
평창역 테러 발생 상황에 ‘일사불란’
원점 보존·수색정찰·화재 진압부터
폭발물 탐지·테러범 제압까지 ‘완벽’
우리 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국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범국가적 대응체계에도 전력투구 중이다. 무엇보다 엄중한 안보환경 속 전통적 위협뿐만 아니라 테러와 같은 비전통적 위협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해지고 있다. 육군36보병사단이 13일 KTX 평창역 일대에서 전개한 민·관·군·경·소방 통합방위훈련에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글=최한영/사진=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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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으로 침투한 적 특수작전부대가 다중이용시설에 테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가 전파돼 통합방위사태 ‘을종’이 선포됐다. 얼마 후 평창역 2층에서 갑작스러운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훈련 상황이었지만, 긴장감은 실전에 못지않았다.
테러에 대비해 현장지휘소에 있던 군과 관계기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이상준(중령) 평창대대장이 초동조치부대와 경찰, 소방 출동을 지시·요청했다. 이 대대장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단 화생방테러특수임무대(CRST)와 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 동해안군수지원단 폭발물처리팀(EOD)까지 출동하도록 했다.
현장에 급파된 초동조치부대가 원점을 보존하며 수색정찰에 나서는 동안 경찰이 평창역을 오가는 차량을 통제하고, 역사 내에 있던 승객을 대피시켰다. 소방차가 도착 즉시 물을 뿌려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고, 한국드론기술원이 보유한 드론이 날아올라 역사 주변을 살폈다.
“내부 수색 보고드립니다. 역 입구 초입에 사람 한 명이 쓰러져 있고, 조형물 옆에는 미상의 가방이 식별됩니다.”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평창의료원으로 후송하는 동안 사단 EHCT가 가방 주위에 주파수 교란 장비를 설치했다. 테러범이 원격으로 가방을 터뜨릴 가능성에 대비해서다. 동해안군수지원단 EOD 요원은 엑스레이 장비를 이용해 가방 내부를 살폈다.
평창역 부역장은 폐쇄회로(CC)TV로 확인한 용의자 인상착의를 초동조치부대에 알렸다.
역사 내에 있던 가방은 사제 폭발물로 추정됐다. EOD 요원이 안전하게 가방을 회수했지만, 안심하기에는 일렀다. 역사 내 폭발로 화학물질이 뿌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 주민들을 안전한 시설로 대피시키는 동안 사단 CRST가 방사능 측정기, 복합가스 측정기 등으로 오염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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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탐지 결과 특이사항 없습니다.”
그 사이 초동조치부대가 인근에서 용의자를 발견·제압했다. 역사 내부 수색에서도 추가적인 위험은 식별되지 않았다. 긴박했던 훈련은 이렇게 막을 내렸고, 참가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훈련을 참관한 하헌철(소장) 사단장은 “관계기관과 ‘원팀’으로 절차에 맞게 훈련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민·관·군·경·소방에서 12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훈련은 다중이용시설 테러 대비 계획을 구체화하고, 통합조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열렸다.
사단은 관계기관과 사전 협조 토의를 열어 훈련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훈련에 투입된 장병과 장비가 이동할 때 생길 수 있는 사고방지 대책을 철저히 강구하고, 육군위험성평가체계(ARAS)를 활용해 위험 요소도 제거했다.
이 대대장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테러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통합조치 능력을 강화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민·관·군·경·소방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방위작전을 지속 전개해 빈틈없는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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