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간 유예…추가협상 계속 진행
美, 대중 관세 145→30%로 내리고
中, 보복관세 125→10%로 낮아져
글로벌 무역전쟁 불확실성 일부 해소
미국과 중국이 치킨게임을 벌이며 서로에게 부과했던 상호 관세를 일단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다만 이 기간에 상호 관세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만큼 양국 간 최종적인 관세는 추가 협상을 통해 정해질 전망이다.
로이터·AFP통신 등은 미국과 중국이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각각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 상품에 매기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졌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관세 125%도 10%로 인하됐다.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 수준이 적절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9일 발언보다 훨씬 파격적인 인하 폭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 인하 등을 협의했다. 미국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 담판 대표 겸 부부장 등이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전쟁을 벌여온 미국과 중국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관세 현안을 논의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제네바 경제 무역 회담 연합 성명’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2일 부과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관세율 34%) 가운데 24%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지난달 8·9일 부과한 관세(91%)는 취소했다. 미국이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관세’로 1~2월 부과한 20% 추가 관세 외에는 10%의 상호 관세만 남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대(對) 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가 됐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미국에 대한 관세 대부분을 취소·유예하며 10%의 관세만 남겼다. 중국 측은 이번 협의와 관련, “2025년 세칙위원회 4호 문건에서 규정한 미국 상품에 대한 추가 관세(34%)에서 24%는 90일 유예하고, 이후 추가한 관세는 모두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두 나라는 또 앞으로 경제·무역에 대한 논의를 지속할 협의체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협의체에는 미국에서는 베선트 장관이나 그리어 대표, 중국은 허 부총리가 참여한다. 회의는 미국·중국 또는 제3국에서 이뤄지며, 필요에 따라 실무급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14일부터 적용된다.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대립을 이어가던 미·중이 대화 모드에 돌입하고 일부 합의에 이르면서 세계를 불안에 떨게 했던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맹수열 기자
지난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미·중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미국 측 대표 스콧 베선트(왼쪽) 재무장관과 중국 측 대표 허리펑 부총리가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로이터·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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