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부상자처치 전문교관 도전기

입력 2025. 05. 09   16:03
업데이트 2025. 05. 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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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군무사무관 육군동원전력사령부 53동원지원단
이민우 군무사무관 육군동원전력사령부 53동원지원단



최근 육군부사관학교에서 진행된 25-1기 전투부상자처치(TCCC) 전문교관 양성교육을 수료하며 쉽지 않은 도전을 마쳤다. 5번의 도전 끝에 대상자로 선정된 이번 교육에서 50대를 넘긴 역대 최고령, 예비전력관리사무관 중 첫 수료자였던 만큼 특별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수년간 예비군부대의 동원훈련에서 구급법 교관 및 심폐소생술 전문교관을 해 왔다. 대한적십자사 부산광역시지사 응급처치 전문강사와 행정안전부 국민안전교육 응급처치 분야 전문강사로, 군 내외 여러 기관에서 강의 경험도 있었다. 또한 28년간 군에서 장교와 군무원으로 복무하며 다양한 훈련을 경험했기에 이번 과정도 어렵지 않게 수료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런 오만한 마음은 입교하는 순간 바로 고쳐졌다.

심폐소생술과 TCCC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응급처치술이지만, 적용되는 환경과 목표에서 차이가 있다. TCCC는 전장에서 부상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전술적 처치체계다. 교전상황 및 경계지역에서의 현장처치, 후송처치 등 전술적 상황에서 실전적 훈련을 받으며 육군부사관학교 전문교관들의 전문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팀 단위 훈련으로 실시된 전술적 후송처치는 압권이었다. 약 100㎏의 환자와 장비를 들고 적 포탄 낙하, 기습사격, 개활지 통과 등의 상황을 극복하며 체력의 한계를 버텨 내고 팀원들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에서 혀를 내둘렀다. 

매일 이론 및 실습평가를 받고 종합평가, 팀 단위 전술적 후송처치, 연구강의까지 마치며 TCCC 전문교관 자격증과 패치를 받는 순간 치열한 훈련에서 끝까지 버텨 냈다는 자랑스러움과 벅찬 감정을 느꼈다.

이제 TCCC 전문교관으로서 예비군에게도 전술적 개념이 적용된 훈련을 반영하는 게 목표다. 기존의 형식적인 응급처치 교육을 넘어 전술적 현장처치 개념을 적용한 실습형 훈련을 도입함으로써 예비군들이 위기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교육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대량출혈 관리, 흉부손상처치, 저체온증 예방, 후송요령 등의 교육을 시범·실습으로 심도 있게 진행해 TCCC는 전투원으로서 전우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임무임을 깨닫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동원훈련장에 총상키트, 기도유지세트, 후송용 들것 등 관련 교보재를 통일화하고 필요한 장비를 갖춰 반복 훈련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TCCC 전문교관 양성교육은 신체·정신적으로도 큰 도전이었지만 예비군훈련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예비전력관리사무관이자 동원예비군훈련 TCCC 교관으로서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해 보다 실전적인 예비군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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