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수기사 혜산진여단, 120㎜ 자주박격포 ‘비격’ 사격훈련

입력 2025. 05. 08   16:52
업데이트 2025. 05. 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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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멀리, 더 세게 천둥처럼 때렸다
사거리·화력 모두 향상…사방 방렬도 가능
전력화 후 여단 첫 실사격…사고 예방 최선
비격 12문 포탄 48발 ‘일발필중’ 능력 과시 
효력사·동시탄착 사격 맹공에 표적 초토화

하늘에서 떨어지는 천둥. 120㎜ 자주박격포 ‘비격(飛擊)’에 담긴 뜻이다. 2022년부터 야전부대에 배치되기 시작한 비격은 강선식 포열을 바탕으로 정확·정밀한 화력 지원이 가능한 무기체계다. 포탄을 분당 최대 8발, 12㎞까지 투발할 수 있다. 기존 4.2인치 박격포와 비교하면 사거리가 최대 2.3배, 화력이 1.9배 향상된 것이다.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은 8일 전력화 이후 최초의 비격 실사격 훈련을 전개하며 명칭의 의미에 걸맞은 위력을 선보였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8일 강원 홍천군 매봉산훈련장에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 장병들이 120㎜ 자주박격포 비격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8일 강원 홍천군 매봉산훈련장에서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혜산진여단 장병들이 120㎜ 자주박격포 비격 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자동으로 장전·방렬…효력사·TOT로 표적 초토화

비격 사격훈련이 펼쳐진 강원 홍천군 매봉산훈련장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둔탁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훈련을 앞두고 비격과 사격지휘차량 등 궤도장비가 사격 지점으로 기동하며 내는 소리였다. 비격에는 분대장과 포수, 탄약수, 운전수까지 4명이 탑승한다. 반자동 장전 방식과 자동화 사격통제장치가 적용돼 운용인력이 대폭 줄었다.

훈련은 관측반이 적 위치와 규모를 사격지휘소에 알리며 시작됐다. 분대장이 사격지휘소로부터 하달받은 사격제원을 입력하자, 육중한 박격포 포신이 사격 목표지점을 향해 자동으로 움직였다. 비격의 120㎜ 박격포는 360도 회전하는 방식이라 차체 위치에 관계없이 동서남북 모든 방향으로 방렬이 가능하다.

“포탄 장전!” 탄약수가 능숙한 솜씨로 장전밸브에 포탄을 올렸다. 그러자 ‘위잉’ 소리와 함께 장전장치가 포탄을 높게 들어 올려 포구 속으로 정확하게 집어넣었다.

“둘포 장전, 준비되면 발사!” “사격 개시!”

포수가 명령에 따라 발사 버튼을 누르자 굉음과 함께 포탄이 푸른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시야에서 사라진 지 20초 남짓 흘렀을까. 훈련장으로부터 수 킬로미터 떨어진 탄착지점을 비추는 모니터에 포탄이 명중하는 모습이 중계됐다.

몇 차례 수정사격을 거쳐 영점이 잡히자, 비격은 본격적으로 위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수정된 사격제원을 받은 비격은 재조준 신호와 함께 빠르게 발사 준비를 마쳤다. 한 발씩 연달아 쏘는 ‘효력사’와 동시에 같은 지점을 향해 발사하는 ‘동시탄착(TOT) 사격’을 하며 표적을 초토화했다.

 

 

예방 살수 중인 수리온 헬기.
예방 살수 중인 수리온 헬기.

 

사격 전 포탄을 확인하는 장병들.
사격 전 포탄을 확인하는 장병들.



수동식 사격·1인 방렬로 화력지원태세 완비 

박격포 운용요원의 신속·정확한 임무수행능력 배양과 화력지원태세 완비에 중점을 둔 이번 훈련에는 혜산진여단 장병 50여 명과 비격 12문을 비롯한 장비 20여 대가 투입됐다.

여단은 실사격 훈련에 앞서 집체교육을 두 차례 실시하며 장병들이 박격포 사격 절차와 비격 운용능력을 체계적으로 숙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사전 지형정찰을 통해 지형을 익히고, 현장에서 식별된 안전저해 요소를 제거했다.

특히 여단은 비격 전력화 이후 최초의 실사격 훈련인 만큼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훈련 전 방산업체 기술검사 및 안전통제관 자격인증평가를 진행했고, 훈련 당일에는 항공기를 활용한 예방 살수 작업과 산불 진화 대기조 운용 등 산불 예방도 빈틈없이 했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결과, 이날 장병들은 그동안 다진 팀워크를 완벽하게 선보였다. 12문의 비격이 준비된 포탄 48발을 표적에 모두 명중시키며 일발필중의 사격 능력을 보여준 것이다.

훈련장에선 유사시 지속적인 운용을 위한 교육훈련도 병행됐다. 장병들은 방아끈을 활용해 수동식 사격을 해보며 실전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울러 실사격을 마친 뒤엔 최후 생존자 상황을 가정한 1인 방렬 훈련도 실시했다. 훈련에 참가한 노도대대 황대운(중사) 박격포소대장은 “앞으로도 실전 위주의 사격훈련을 통해 기계화부대 특성에 부합하는 전술적 화력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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