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사업’ 4호기 위성 발사 성과 의미
‘425사업’ 완료까지 8부 능선 넘어
북한 내 표적 2시간 단위로 감시
도발 징후 신속하게 파악 가능
독자적 정보 수집 능력 구축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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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정찰위성 4호기가 22일 목표궤도에 정상 진입하고,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하면서 ‘425사업’이 완료까지 8부 능선을 넘었다. ‘425사업’은 중대형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2023년 12월 1호기 발사 이후 1년 반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4호기까지 우주궤도에 올린 것이다. 정찰위성 5기가 실전 배치되면 북한 내 표적을 2시간 단위로 감시·정찰할 수 있다. 군은 올해 안에 5호기를 추가 발사해 결실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군 정찰위성 4호기는 2·3호기와 마찬가지로 합성개구레이다(SAR)를 탑재했다. SAR은 야간에는 물론 기상과 관계없이 지상 표적을 전천후 관측할 수 있다. SAR의 전자파가 구름과 안개를 뚫고 지표면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해상도는 30㎝ 수준으로 차량 종류나 인력 움직임까지 식별한다. 북한 김정은의 동선도 포착 가능하다는 의미다.
4호기는 군과 국내 방산업체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개발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방사청)은 “군의 전력 증강과 더불어 안보 영역이 우주로 확장되는 국제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위성개발 경력(헤리티지) 축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4호기 발사로 SAR 위성 3기를 군집 운용함으로써 재방문 주기가 단축되고, 북한 도발 징후를 더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연내 발사될 5호기 또한 SAR 위성이다.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를 장착한 1호기를 제외한 2~5호기는 모두 SAR 위성이다. 연중 약 70%가 흐린 한반도 기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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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위성은 단독 운용보다 군집 형태로 운용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여러 기체가 동시에 관측에 나서면 정보획득 기회가 늘고, 위성 간 상호 보완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촘촘히 감시할 수 있다. 이상 상황 발생 시에도 즉각적으로 대처해 시스템 안정성도 높아진다.
군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SAR 위성 확보는 ‘한국형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대량응징보복)’ 완성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도발 징후를 탐지해 선제적으로 제압하는 킬체인 역량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5기 정찰위성이 모두 전력화되면 우리 군은 2시간 간격으로 북한의 미사일 기지와 핵실험장 등 주요 시설 정보를 위성사진·영상으로 수집하게 된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위성 1기가 하루에 한반도 상공을 2~3번 도는데 5기가 돌면 대략 10~15번이고, 24시간으로 따지면 2시간 단위로 북한 표적·전략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의 정찰 능력은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 ‘425사업’ 이후에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활용한 소형·초소형 정찰위성 50~60기도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관리단장인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개발 중인 초소형 위성까지 발사하면 우리 군은 독자적인 우주전력을 구축해 국방우주 강군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이 계획이 완성되면 군은 30분 단위로 북한 전역을 감시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425사업’은 우리 군이 독자적으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데 핵심 의의가 있다. 또 북한과의 능력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미국에 의존했던 분야를 도움 없이 실시하게 되는 것”이라며 “북한의 정찰능력은 우리처럼 정밀하지 못하다”고 분석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도 “북한의 정찰위성은 초보적 단계”라며 “425사업의 완성은 양측 간 정보수집 능력 격차를 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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