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의 정신, 이지스함에서 실현되다

입력 2025. 04. 18   16:54
업데이트 2025. 04. 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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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대위 해군기동함대사령부 율곡이이함
최석원 대위 해군기동함대사령부 율곡이이함



매년 4월 21일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과학의 날’이다. 과학의 날은 1967년 4월 과학기술처(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족을 기념하기 위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때때로 과학은 우리 일상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마치 실험식 속 이론과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에 근무하면서 과학기술이 국가안보를 지탱하는 견고한 힘이라는 것을 체감한다.

또 우리 함의 이름이기도 한 율곡 이이 선생은 “국가의 안위는 준비에 달려 있으니 미리 대비하면 근심이 없을 것”이라며 유비무환 정신을 강조했다. 이는 우리가 첨단 과학기술을 왜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지와도 맞닿아 있다.

율곡이이함은 한반도 해역 방어, 해상교통로 보호 등 부여된 임무와 적 항공기·탄도미사일 등을 탐지·추적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수십 개의 공중 항적을 동시에 탐지·식별하며 대응한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이지스 전투체계는 정확한 판단과 결심을 가능하게 해 주는 ‘눈’이자 ‘두뇌’였다. 실제 작전뿐만 아니라 실사격훈련에서도 국방과학기술의 힘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항공 표적이 고속으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율곡이이함 승조원들은 각종 장비를 활용해 표적을 초 단위로 탐지·추적했고, 정확히 명중시켰다. 과학기술이 얼마나 정밀하게 작동하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는 순간이었다. 파도와 바람을 읽어 함포를 발사하던 시대는 옛말이 됐다.

오늘날 병력 중심의 국방 개념이 여러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감소와 복잡해진 전장환경 속에서 인간의 결심과 판단을 보완하는 첨단 과학기술 기반 무기체계 도입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이지스함도 그런 변화의 최전선에 있다. 우리 함에는 ‘준비하자, 승리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첨단 과학기술이 집약된 이지스함이라고 할지라도 끊임없이 더 나은 과학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율곡 선생의 유비무환 정신이 지금도 바다 위에서 살아 숨 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해군에 바다는 우리나라를 지키는 최전선이며, 과학기술은 해군이 부여된 임무를 완수하게 해 주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수단이다. 바다는 넓고, 위협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정밀한 센서와 빠른 판단,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첨단 전투체계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해군의 발전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으며, 과학기술이 없는 해군은 상상할 수 없다. 과학의 날을 맞아 생각해 본다. 과학은 단지 미래를 향한 추상적인 약속이 아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해군 함정이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원동력의 결정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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