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 김록환 작가

입력 2025. 04. 16   16:32
업데이트 2025. 04. 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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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부모로 산다는 건 근심이 기쁨이 되는 그래서 함께 큰다는 것

아들 늦깎이 입대에 걱정 많았지만
다양한 경험 해내며 무사히 전역
목표 향해 매진하는 모습 대견해
“부대 보살핌 덕분…고마움 못 잊을 것”
18개월 편지·글 모은 군대 성장일지
입대 앞둔 청년·부모에 도움 됐으면

31살 이등병 아들을 생각하며 / 다사랑책방 펴냄
31살 이등병 아들을 생각하며 / 다사랑책방 펴냄

 



지난 1월 9일 아들의 전역식이 있던 날. 김록환 작가는 부대 위병소에서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 기온은 영하 15도,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로 뚝 떨어질 정도로 맹추위였다. 그럼에도 30여 명에 이르는 동료 병사가 아들을 배웅하러 나왔다. 멋지게 군복을 차려입은 아들은 차에 있던 휠체어를 꺼내 아버지를 태우고 병사들 앞으로 갔다. 그리고 부대원들을 향해 “부대 차렷!” “부모님께 대하여 경례!”를 우렁찬 목소리로 선창했고, 모두가 아들의 구령에 맞춰 일제히 “필승!”이라고 경례했다. 그도 거수경례하며 화답했다. 그때 한 간부가 다가와 “아드님이 군대 생활을 정말 잘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아드님을 군대에 보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라며 경례했다. 추운 날 생각지도 않은 부대원들의 인사를 받고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왠지 모를 벅찬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그가 『31살 이등병 아들을 생각하며』를 쓰게 된 동기는 이러했다.

사실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가야 하는 군대이지만 자식을 보내는 부모 입장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근심을 달고 산다. 더욱이 아들은 31세라는 늦은 나이에 군 생활을 시작했다. 핑계 같지만 늦은 입대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계획하고 있던 시험에 계속 낙방하며 목표를 이루지 못하자 그는 아쉬운 마음에 아들을 붙잡고 있었던 것.

이와 달리 아들은 정말로 군대에 가고 싶어 했다. 군대도 해군 해난구조대(SSU)·육군특수전사령부와 같은 특수부대를 생각하고 있었다. 군대에 가고 싶은 아들의 간절한 마음을 부모가 반대하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후회만 남았다. 그렇지만 입영통지서를 받고 2023년 7월 홀가분한 마음으로 입대하는 아들을 보며 기쁜 마음으로 응원했다.

“아들은 걱정한 게 무색할 정도로 잘 적응했다고 합니다. 부대 정문 위병소 근무는 물론 행정병으로서 다양한 행정업무를 처리했습니다. 부대가 기갑여단인 만큼 장갑차 탑승 체험도 하고, 키가 크고 건장해 부대장 이·취임식 등 주요 행사 때는 기수단 역할도 맡았습니다. 또 천주교 군종병에 지원했다니 만능 멀티플레이어였던 셈이죠. 정말 군 복무를 하는 동안 한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생활한 것 같아 참 대견했습니다.”

아들은 바쁘게 지내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저녁점호가 끝난 뒤 연등시간을 이용, 목표로 했던 시험 공부에 매진했다. 훈련 등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하루도 빼놓지 않고 꾸준한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전역한 날 군 복무기간 모았던 2000만 원이 든 통장을 보여 준 뒤 다음 날 휴가 때 계약했던 집으로 분가했다. 다시 시험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아들이 늦은 나이인 31세에 군 복무를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들과 함께한 부대 모든 분의 따뜻한 보살핌과 관심·배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군 복무기간 잘 보살펴 주셔서 아들이 건강하게 무사히 전역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고마움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 마음을 담아 18개월간 쓴 편지와 글을 모았다. 머리를 짧게 자른 아들을 보며 느낀 감정, 신병교육대 수료식 참석, 아들과 휴대전화로 소통한 일, 휴가 중 다시 휴가를 얻은 일, 훈련 중 부상, 귀대시간마다 걱정되는 마음, 부대의 모든 분께 보내는 감사 등 내용도 다채롭다. 입대를 앞둔 청년과 대한민국 군인 부모로 사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곳곳에 녹아 있다.

“우리 아들이 군 생활을 정말 잘했다는 생각과 더불어 앞으로 사회에 나가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하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현재 복무 중인 장병 여러분도 오늘 주어진 멋진 삶은 다시 오지 않으니 창조적이고 열정적으로, 또 긍정적으로 즐겁게 생활하시고 건강하게 전역하시기 바랍니다.”

김 작가는 지금 하는 일에도 더욱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다문화가족 등 250만 명이 체류 중이다. 그는 17년째 다문화 문화봉사회 리더이자 다문화 큐레이터로서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 주민들의 정착을 돕고 있다. 또한 정부 혁신, 청년 일자리, 저출산·고령화, 다문화 등 국가정책과 사회문제를 홍보하는 국가정책 홍보가수로서 노래 38곡도 발표하고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도와드립니다』 등 관련 책을 6권이나 발간했다. 글=이주형/사진=김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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