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50사단, 산불 피해복구 구슬땀 … 눈물 덜어낼 물길 되다

입력 2025. 04. 02   16:59
업데이트 2025. 04. 0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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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0사단, 산불 피해복구 구슬땀

양식장 폐기물 치우는 손길
어르신 건강 돌보는 손길
구호물자 세심히 챙기는 손길

산불로 큰 상처를 입은 국민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우리 장병들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육군50보병사단은 산불 피해를 당한 경북 의성·안동·영양·영덕 등지에서 피해복구·의료봉사 등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민지원은 대통령령과 훈령 등 관련 법령에 명시된 군 고유의 역할 중 하나다. 국민의 빠른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한 헌신의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조종원 기자

2일 경북 영덕군 소재 양식장에서 육군50보병사단 영덕대대 장병들이 비닐하우스 폐기물을 정리하며 일손을 보태고 있다.
2일 경북 영덕군 소재 양식장에서 육군50보병사단 영덕대대 장병들이 비닐하우스 폐기물을 정리하며 일손을 보태고 있다.



피해복구… 비닐 등 폐기물 일일이 손으로 걷어

청명(淸明)을 앞두고 완연한 봄 날씨가 찾아온 2일 오전. 경북 영덕군의 한 양식장에 50사단 영덕대대 장병 40여 명이 도착했다. 방탄모에 방풍안경, 방진마스크, 보호장갑 등 안전장구를 갖춘 장병들은 임무 투입 전 안전교육을 받는 것으로 대민지원을 시작했다.

동해와 맞닿은 양식장은 산불에 곳곳이 불타거나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푸른 바다와 대비돼 더 새까맣게 보였다. 화재 영향으로 이곳에 있던 강도다리 18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폐허처럼 변한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불에 탄 폐기물을 걷어내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양식장 직원들이 사다리에 올라타 작업했지만, 비닐하우스가 워낙 드넓다보니 역부족으로 보였다.

일손이 간절한 이때, 우리 군이 내민 도움의 손길은 단비와도 같았다. 비닐 등 폐기물을 걷어내는 피해복구가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철골 구조물에 연결된 비닐을 떼는 작업은 숙련된 직원들이 맡았고, 장병들은 이를 폐기물로 분류하는 비교적 쉬운 작업을 담당했다.

영덕대대 장병들은 5명씩 조를 이뤄 폐기물을 잘라낸 뒤 이를 마대에 차곡차곡 담았다. 작업 도중 비닐에 붙어있던 재와 먼지가 날리기도 했지만, 방풍안경·방진마스크 덕분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임무에 돌입한 지 30분여 만에 비닐하우스 1개 동을 덮고 있던 폐기물이 깨끗이 사라졌다.

장병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휴식이 부여됐다. 하루 5~6시간씩 이뤄지는 대민지원 일정을 고려해 15~20분씩 틈틈이 휴식한다.

영덕대대는 지난달 30일부터 사흘째 대민지원에 나서고 있다. 첫날에는 잔불 제거 임무를 수행했고, 둘째 날부턴 피해복구에 일손을 보태고 있다. 양식장에서 온종일 일하다 보면 비린내가 몸에 밴다. 그러나 장병들은 ‘국민의 군대’라는 사명감으로 고된 작업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최영우 대위(진)는 “지역 어르신들과 정이 많이 들었는데,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으신 모습을 보니 저 또한 가슴이 아팠다”며 “부대원과 일치단결해 지역주민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비닐 폐기물을 마대에 담고 있는 영덕대대 장병들.
비닐 폐기물을 마대에 담고 있는 영덕대대 장병들.



의료지원… 고령의 지역주민 몸·마음 보듬어

차로 한 시간쯤 달려 인접한 영양군 석보보건지소로 향했다. 이곳에선 의료지원이 진행되고 있었다. 사단 의무대 군의관·간호군무원·의무병 등은 닷새째 주민 건강을 돌보고 있었다.

보건지소에는 고령의 지역주민이 나란히 앉아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에 갑자기 들이닥친 산불로 몸과 마음이 많이 놀란 상태였다. 약제병 정재현 일병은 “연기 흡입으로 진료를 보러 오시는 어르신이 많은 편”이라며 “인공눈물, 가래약 등을 주로 처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군 석보면에 거주하는 권학술 옹도 마당까지 들이닥친 산불 탓에 보건지소를 찾았다고 했다. 다행히 큰 피해는 보지 않았지만, 너무 놀라 가슴이 계속 답답하고 무릎 통증도 심해졌다고 했다. 의료기관을 방문할 경황이 없다가 하루 전 ‘군인들이 진료를 봐준다’는 소식에 동네 어르신과 함께 보건소를 찾았다.

권옹은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먼곳까지 달려와 건강을 살펴주는 장병들이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사단은 오는 9일까지 이곳 보건지소에서 의료지원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석보보건지소에서 대민 의료지원을 하는 모습.
석보보건지소에서 대민 의료지원을 하는 모습.

 

안동대대 장병들이 구호물자를 정리하고 있다.
안동대대 장병들이 구호물자를 정리하고 있다.



구호물자… 구호용 텐트·담요 등 하역하고 정리

대민지원은 세심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 구호물자를 창고에 하역하고, 정리하는 작업이 대표적이다.

사단 안동대대는 전날 경북 안동시 산불대응센터에서 구호물자 하역을 지원했다. 서울시에서 보낸 구호용 텐트 200동과 담요 1000장 등을 화물차에서 내려 적재장에 옮기는 임무였다.

하역작업은 궂은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이곳에서 1차로 정리된 물자는 체육관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산불 이재민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장병들은 호흡을 맞춰 물품들을 팰릿 위에 차곡차곡 쌓았다. 순식간에 대형 화물차 2대에 실려 있던 물품이 모두 적재장에 정리됐다.

한성종(중령) 안동대대장은 “부대원 모두가 산불을 경험했기에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국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며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도록 대민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산불 피해 규모가 광범위한 만큼 대민지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단 관계자는 “대민지원 투입 장병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부여하는 등 안전·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대구·경북 지역과 함께하는 지역방위사단으로서 지역주민이 소중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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