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자유의 방패(FS) 연습] 어떤 장애에도 우리는 강하다

입력 2025. 03. 20   17:06
업데이트 2025. 03. 2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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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5공병여단,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

전차·공격헬기 강 너머 적 향해 사격하며 훈련 포문 열어

미 시누크 헬기가 개량형 전술부교 떨어뜨리자 즉시 결착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은 물 위서 순식간에 문교 완성
마지막 180m 부교 설치…기동장비 11대 거침없이 도하

북쪽으로 질주하던 한미 연합 기동전력 앞에 거대한 장애물이 나타났다. 폭 180m의 강이 이들의 진격로를 가로막은 것. 전시 상황에 다리는 끊겼고, 우회하기엔 많은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한미는 자연이 만든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공병·항공·방공 등 전력을 통합하는 연합 제병협동 도하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2025 자유의 방패(FS)’ 연습 마지막 날 진행된 훈련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양동욱 기자

 

육군5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이 20일 경기 연천군 석은소 훈련장에서 펼친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CH-47 시누크 헬기가 교절을 투하하고 있다.
육군5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이 20일 경기 연천군 석은소 훈련장에서 펼친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CH-47 시누크 헬기가 교절을 투하하고 있다.

 

 

손을 시리게 하는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은 20일 오전, 경기 연천군 임진강 석은소 훈련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각종 궤도장비가 분주하게 오가며 훈련을 준비했다. 

육군5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은 ‘FS/TIGER’의 하나로 지난 15일부터 이곳에서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해 왔다. 훈련 막바지인 이날 한미는 임진강에 문·부교를 실제로 구축해 기동전력을 강 너머로 도하시키는 야외기동훈련(FTX)을 했다.

훈련에는 5공병여단을 중심으로 7공병여단 도하단, 3보병사단·1기갑여단 전차대대, 5군단 항공단 등이 참가했다. 미군은 연합사단 다목적교량중대를 중심으로 스트라이커여단, 전투항공여단 등이 나섰다.

장비도 대규모로 투입됐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을 필두로 리본부교(RBS), 500MD 공격헬기, K1E1 전차,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마, 30㎜ 대공포 천호 등이 동원됐다. 미국 측에선 개량형 전술부교(IRB), CH-47 시누크 헬기, 스트라이커장갑차 등이 동참했다. 땅과 물, 하늘을 통틀어 투입된 장비만 100여 대에 달했다.

 

7공병여단이 보유한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으로 구축한 문교가 K600 장애물개척전차를 도하시키고 있다.
7공병여단이 보유한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으로 구축한 문교가 K600 장애물개척전차를 도하시키고 있다.

 


‘강 너머 적을 제압하라’

훈련은 도하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작전으로 막이 올랐다. 강줄기 너머 적군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미는 사전 정찰한 결과 강 건너에 적세력이 있다고 판단, 먼저 K1E1 전차와 500MD 공격헬기로 화력을 퍼부었다. 천마와 천호는 적 공중세력에 대비해 하늘을 노려봤다.

작전 여건이 만들어지자 한미는 먼저 문교를 운용해 전력 일부를 도하시키기로 했다. 뗏목 형태의 문교는 구축에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이 걸리는 장점이 있다.

문교 구축 첫 순서로 연합사단 다목적교량중대가 나섰다. 이들은 시누크 헬기와 차량을 이용해 IRB를 임진강 위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성조기를 단 교량가설단정(BEB)이 다가와 교량과 교량을 잇는 결착작업을 했다.

IRB 5대가 붙으며 문교로 변하자 우리 군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두로 출전한 수룡은 차량에서 교량 형태로 순식간에 전환한 뒤 강물로 뛰어들었다. 물에서 만난 수룡 2대가 서로를 연결하자 금세 문교가 됐다. 자주도하장비란 명칭에 걸맞게 별도 준비작업 없이 설치시간이 대폭 개선된 수룡의 특장점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RBS를 활용한 문교 구축작업이 뒤를 이었다. RBS 차량이 5.4톤 중량의 쇠붙이를 강물에 내려놓자 교절이 스스로 펴지며 강물에 떠올랐다. 이번엔 태극기를 단 BEB가 교절로 접근했다. BEB에 타고 있는 장병들은 신속하게 뛰어올라 줄로 BEB와 교절을 탱탱하게 묶었다. 교절을 끌고 물 위를 이동하기 위해서다.

 

 

 

문교를 구축하는 5공병여단 장병들.
문교를 구축하는 5공병여단 장병들.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장병들이 부교를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장병들이 부교를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



임진강에 휘날린 태극기와 성조기 

헬기와 차량이 교절을 투하하는 것부터 문교 구축을 완료하기까지 1시간30분 남짓 걸렸다. 시간 단축을 목표로 했다면 더 짧게 끝마칠 수 있었지만, 한미는 작전에 만전을 기했다. 온 신경이 집중되는 이 시간이 적에게는 가장 좋은 공격 기회여서다. 공격당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문교 구축작업은 차례대로, 서로 떨어진 거리에서 신중하게 이뤄졌다.

미군이 IRB로 구축한 문교, 우리 군이 RBS로 구축한 문교, 그리고 문교 형태로 변신한 수룡까지. 총 3대의 문교가 완성되자 한미는 강습 도하에 돌입했다. 잔존세력을 제압할 K1E1 전차와 장애물을 제거한 K600 장애물개척전차가 문교에 올라 강 건너로 이동했다.

마지막은 문교에서 부교로 전환하는 작업. 다리 형태의 부교를 만들기 위해선 문교에 더 많은 교절을 이어 붙여야 한다. 이에 한미는 다시 IRB와 RBS 교절을 강물에 투하했다.

한 시간쯤 지나자 드디어 한데 이어진 길이 180m 부교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시작지점에 자리 잡은 수룡엔 태극기가, 건너편 끝부분 교절에는 성조기가 펄럭였다. 부교 중간지점에는 한미 BEB가 사이좋게 자리 잡은 채 부교를 든든하게 지탱했다.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기동부대의 부교 도하가 장식했다. K1E1 전차를 필두로 천마, 장애물개척전차 등 총 11대의 기동장비가 임진강 위를 가로질렀다. 모든 장비가 목표지역으로 도하하며 훈련은 막을 내렸다.


도하장비 상호운용성 극대화 

한미는 이번 훈련에서 유기적인 연합 도하작전 능력을 제고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특히 훈련에 참가한 한미 장병은 도하자산을 활용해 문교와 부교를 구축하며 상호운용성을 검증했다.

정병혁(소령) 5공병여단 도하중대장은 “작전이 훈련이고, 훈련이 곧 작전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한미 도하장비의 상호운용성을 극대화하고,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영문(중령) 5공병여단 교훈참모도 “도하작전 중 단계별 제병협동 전투 수행방안을 숙달했다”며 “언제, 어디서라도 연합전력의 기동을 보장하도록 작전·임무 수행 능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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