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만남] 임용한

입력 2025. 03. 12   16:32
업데이트 2025. 03. 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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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천재의 병법…리더의 가슴에 새기다
10년 전 펴낸 첫 ‘손자병법’ 해석서 
다시 다듬고 직관적 해설로 수정
“중국 춘추시대 말기에 쓰인 병법이
첨단무기 시대에도 유효한 이유는
손자의 천재적 분석력·통찰력 덕분”

 

손자병법: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 임용한 편저 / 교보문고 펴냄
손자병법:세상의 모든 전략과 전술 / 임용한 편저 / 교보문고 펴냄

 

사진=KFN 제공
사진=KFN 제공



『손자병법』은 기원전 6세기 중국 춘추시대 말기에 쓰인 병법서다. 2세기 삼국시대 위나라의 조조가 문장을 정리하고 해설을 달아 가장 널리 읽혀 왔던 주석서를 펴냈다. 15세기에는 조선 세조가 수양대군 시절 『손자병법』을 포함한 7개 병서의 해설과 주석을 단 『무경칠서주해』가 나왔다. 지금도 『손자병법』은 개인의 처세서와 기업 경영서, 리더십 계발서로 다양한 변주가 이뤄지고 있다.

전쟁사 전문가인 역사학자 임용한 박사도 『손자병법』 해설에 도전했다. 그는 국방TV(현 KFN TV) ‘토크멘터리 전쟁사’에서 동서고금의 전쟁사를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전쟁사 스토리텔러로 독보적 입지를 다졌다.

“한창 ‘토크멘터리 전쟁사’에 열중할 때였습니다. 전쟁사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전쟁의 현실과 동떨어진 해석, 이런저런 사례에 그럴듯하게 갖다 붙이는 『손자병법』 해석이 눈에 밟혔습니다. 그래서 손자 시대의 전쟁을 연구하고 그의 문제의식을 되살려 내 이를 실제 전쟁사에 한 획을 그은 전투, 그 전투에서 활약한 명장의 전술과 직접 비교 분석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이게 책을 펴내게 된 계기입니다.”

천재끼리는 통한다는 말이 있다. 기원전 4세기 서양과 중동지역에서 활약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전술이나 그보다 약 200년 앞선 기원전 6세기에 활약한 손자의 생각이나 알고 보면 비슷한 부분이 있다.

임 박사에 따르면 이건 우연이 아니다. 다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천재들의 발상이어서 비슷한 걸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쟁의 생리와 조직 원리, 전쟁에 임하는 인간의 심리·투지·공포·생존본능이 변하지 않아서다.

또한 시대를 앞서가는 천재는 전체를 보는 시각·분석력·통찰력과 이를 실행하는 용기·결단력이 남다르며 병사·인간을 보는 시선이 예리하고 정확하다고 그는 말한다.

손자도, 전쟁의 역사에서 활약한 수많은 리더도 그런 사람들이었다는 의미다. 그래서 춘추시대 말기에 쓰인 손자의 전쟁 원론이 첨단 무기가 횡행하는 현대의 전쟁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사실 임 박사가 펴낸 『손자병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올재’에서 나온 게 그 시작. 임 박사는 첫 책에 관해 ‘과유불급’이라고 표현했다. 부족한 게 아니라 『손자병법』이라는 특별함으로 인해 의욕이 과했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담았다며 잘못 이해하고 오용되는 부분을 교정하려는 의욕도 지나치게 강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수정해 개정판을 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보여 사고를 복잡하게 하는 부분을 자르고 좀 더 명확하고 직관적인 해설서가 되도록 다듬었다. 지금까지 『손자병법』을 강의하면서 추가로 얻은 깨달음도 더했다.

아울러 기존의 『손자병법』과 차별화해 병법서의 특징을 살리고자 실제 전쟁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다. 그리고 이를 3단계로 나눠 풀어냈다.

먼저 손자의 말이 지닌 의미를 손자의 시대에서 찾았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넘어가던 기원전 6세기는 전쟁 방식도 달랐다. 그 시대의 정세와 그 속에서 벌어진 전쟁을 분석해 봄으로써 손자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이어 기원전 6세기 서양에서 벌어진 마라톤전투부터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동서고금의 전쟁과 전투를 소환해 『손자병법』의 명언이 어떻게 전쟁을 승리 또는 실패로 이끄는지 해설했다.

동서양을 통합한 헬레니즘 제국의 알렉산드로스 대왕, 카르타고의 한니발, 조선의 이순신, 프랑스의 나폴레옹 같은 명장부터 슐리펜 계획의 몰트케, 베트남전의 조지 무어, 독립전쟁의 찰스 콘월리스 등 실패한 장수들의 사례까지 『손자병법』의 틀 안에서 살펴본다. 이로써 『손자병법』이 어떻게 현대까지 그 생명력을 지속해 왔는지 이유를 증명해 낸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장수인 모든 리더를 그 대상으로 확장했다.

병법서를 ‘전쟁’이라는 돋보기로 다시 한번 들여다보면 비로소 그 진리가 눈에 들어온다. 따라서 이 책은 『손자병법』을 처음 읽는 사람은 물론 『손자병법』을 읽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시각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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