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출발한 알렉사…신발끈 질끈 묶는 시리

입력 2025. 03. 07   16:18
업데이트 2025. 03. 10   08:52
0 댓글

AI트렌드
AI 음성비서 시장 ‘전쟁의 서막’
- 아마존 vs 애플

단순 명령 처리 넘어 인간과 유연하게 소통
편의 기능 그 이상…모든 생활의 기반으로
아마존, 차세대 ‘알렉사+’ 발표하며 선제 공격 
내·외부 AI 모델 결합…맞춤형 응답 제공
애플의 대반격 ‘시리’의 혁신 정도가 핵심 변수 
구글·MS·삼성도 대격변 시기 ‘참전’ 불 보듯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음성비서 시장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최근 아마존이 야심 차게 공개한 ‘알렉사+’가 대표적인 신호탄이다. 이에 따라 시장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들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 음성 명령을 넘어 창의적인 AI 조력자로

아마존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AI 음성비서인 ‘알렉사+’를 발표했다. 기존 알렉사와는 달리 단순한 명령 처리를 넘어 인간과 더욱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멀티 모델 결합: 아마존 자체 모델인 ‘노바(Nova)’부터 앤트로픽(Anthropic) 등의 외부 AI 모델까지 결합해 상황과 요구사항에 따라 맞춤형 응답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구형 에코(Echo) 기기와 호환: 최신 모델뿐만 아니라 구형 에코 기기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 에코 사용자들도 업그레이드를 누릴 수 있다.

△웹 탐색·문서 분석·창의적 글쓰기: 뉴스 검색이나 필요한 정보 수집은 물론 PDF 등의 문서를 업로드하면 AI가 핵심 내용을 요약해 주기도 한다. 아이들을 위한 즉흥 동화 생성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로웠다는 평가다.


업그레이드를 기다려도 될까? 

AI 음성비서계의 또 다른 거인인 애플의 ‘시리’는 기존에도 iOS, iPad OS, mac OS 등 애플 생태계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하지만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리의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버그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아마존이 공격적 마케팅과 함께 알렉사+를 출시하면서 애플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일부 애플 팬은 “시리가 오랫동안 큰 변화를 보여 주지 못했다”며 답답함을 표하고 있다. 경쟁사인 아마존이 먼저 생성형 AI를 음성비서에 본격 적용했다는 점도 애플엔 부담이다.

애플이 조만간 새로운 시리로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애플이 시리를 대폭 개선한다면 iOS 생태계와 결합해 폭발적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애플이 잠에서 깨어나 혁신을 보여 주느냐 마느냐가 앞으로의 변수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셰프, 쇼핑 도우미, 개인비서…가능성은 무궁무진 

사람들은 이미 구글 어시스턴트나 기존 알렉사로 간단한 날씨 확인, 일정 관리, 음악 재생 등을 음성 명령으로 처리하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접목된 알렉사+, 앞으로 개선될 시리 등은 훨씬 더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요구사항을 처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AI 음성비서 시대의 본격 개막이다.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주방에서의 활용: “알렉사,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저녁 메뉴를 추천해 줘”와 같은 요청에 웹을 탐색해 레시피를 찾아 주고 바로 온라인 장보기로 이어질 수 있다.

△업무 생산성 향상: 재택근무자의 경우 “알렉사, 회의록 파일을 분석해 핵심 이슈만 요약해 줘”라고 말하면 짧은 시간에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 뱅크: 글을 작성하다 막힐 때 “새로운 아이디어를 좀 떠올려 줘”라고 하면 AI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음성비서가 실생활 곳곳에서 꼭 필요한 조력자로 자리매김한다면 더는 ‘가끔 쓰는 편의 기능’이 아니라 ‘모든 생활의 기반’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누가 먼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현재 AI 음성비서 시장에서는 아마존, 애플, 구글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챗GPT를 윈도우와 엣지 브라우저 등에 밀접히 통합할 계획을 내비치면서 음성비서 혹은 대화형 AI 영역도 크게 격변할 조짐이다.

아마존은 알렉사+ 출시로 ‘우리가 음성비서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려 하고, 애플은 ‘시리 대격변’으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뒤질세라 구글도 어시스턴트를 보완하고, 삼성의 빅스비 역시 새로운 협업 모델을 찾으려 할 수 있다.

AI 시장의 새로운 관점 포인트는 앞으로 AI 음성비서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깊이 침투할지, 그 중심에 알렉사+가 설 수 있을지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 거대한 경쟁구도 덕분에 우리는 한층 더 놀라운 ‘AI 시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AI 음성비서 전쟁의 서막은 지금 막 오르기 시작했다.


필자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일간지 기자로 일했고,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AI·미디어·스트리밍·엔터 테크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디지털 인사이트 2025』(공저) 등을 썼다.
필자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는 일간지 기자로 일했고,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AI·미디어·스트리밍·엔터 테크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디지털 인사이트 2025』(공저) 등을 썼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