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최우수부대…PX 무인판매로 양심운동 성과

입력 2025. 03. 06   16:49
업데이트 2025. 03. 0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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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 - 1975년 3월 25일 자

 

 


군 장병이나 예비역들에게 복무부대가 갖는 의미는 각별합니다. 고향이나 모교가 주는 향수와 비슷합니다. 주변에서 관련 얘기가 나오면 함께 흥분하고 언론에 부대 활약상이 보도되기라도 하는 날이면 마치 내 일과 같이 자랑스러워합니다. 

이러한 소속 부대를 향한 애정은 약 50년 전에도 비슷했나 봅니다. 1975년 3월 25일 자 전우신문(현 국방일보)에서도 모범적인 병영문화를 구축한 부대를 비교적 큰 비중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모범병영’이란 큼직한 타이틀의 관련 기사에서는 ‘육군7625부대의 활동상’을 세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기사는 군 사령부가 해당 부대를 1974년 최우수부대로 선발·표창했다는 소식과 함께 전투력은 물론 부대관리·개선, 명랑병영을 위한 가족화 운동 등을 선도적으로 시행 중이라며 그 활동상을 상세히 설명합니다.

시간의 간극이 있는 만큼 흥미로운 표현도 많습니다. 전문에 게재된 ‘지시는 5%, 확인은 95%’ ‘1원의 세금도 아껴 쓰는 정성으로’ ‘올바른 나의 양심, 영원한 나의 자랑’ 등 부대 신조가 녹아 있는 표어가 낯설지 않게 다가옵니다. 기사에서는 화목하고 신뢰받는 부대 문화의 대표적 사례로 군마트(PX)의 무인판매 운영을 다루고 있습니다. 부대 격오지 탄약고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는 PX를 무인판매로 관리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무인판매’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도 않았을 당시를 감안하면 시대를 앞서간 정책으로 보입니다. 부대 지휘관은 부대가 주창하는 ‘병영 속의 양심운동’ 정착 사례라며 유인판매 시행 때보다 더 많은 판매액을 기록 중이라고 자랑합니다.

기사는 화목한 병영문화의 또 다른 단면으로 전역을 앞둔 병사가 적극적으로 개선한 ‘페치카’ 사례도 소개합니다. ‘페치카’는 과거 내무반(현 생활관)을 덥혀 주던 유일한 난방장비로 1980년대 보일러 보급과 함께 사라진 구식 벽난로입니다. 당시 높지 않았던 열효율로 원성(?)이 자자했는데, 기사에서는 “육군7625부대가 1974년도에 완성하고 지난겨울에 사용해 본 결과 큰 효과를 본 원통형 페치카는 이 부대가 이룩한 수많은 관리 개선 중 대표적인 예가 된다”고 설명합니다.

지금도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전년도에 비해 150%나 늘어난 ‘장기복무자’ 확보 성과입니다. 기사는 “장기복무자 확보는 강제로는 불가능한데, 병사가 스스로 군에 머물기를 결정하는 것은 부대 생활을 통해 보고 느낀 모든 게 바람직할 때라야 가능한 것”이라며 “장기복무자의 원만한 획득은 부대 운영 면에서 우수성을 방증해 주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게 있습니다. 최강의 전투력을 위한 장병 중심의 병영문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지휘관과 장병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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