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무기의 세계 - 국내 개발 군집 자폭드론 삼총사
‘드론 전쟁’이라고도 불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 어디로 흘러갈지, 종전 협상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미래 전쟁에서 드론이 핵심 전력이 되리라는 것은 명확해졌다. 특히 2025년 전쟁에 쓰이는 드론의 핵심은 저가형 자폭드론이다. 1000만 달러를 호가하는 값비싼 무인 공격기 대신 수백 달러의 자폭드론 혼자서 정찰과 공격이 가능해지자 지상전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자폭드론은 또 하나의 새로운 혁명을 준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자 여러 대의 드론이 마치 하나의 생물처럼 움직일 수 있는 ‘군집 자폭드론’이 세계 각국에서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에는 지난 2월 부산에서 개최된 ‘DSK 2025’에서 국내 업체들이 도전 중인 세 가지의 군집 자폭드론 무기체계를 다뤄 보고자 한다.
니어스랩 ‘자이든’
최대 10대 쌓아 올린 상태로 출격
박격포탄 장착 10㎞ 밖 표적 타격
첫 번째로 다뤄볼 군집 자폭드론은 니어스랩이 공개한 ‘자이든(XAiDEN)’이다. 일반적인 쿼드콥터 FPV(1인칭 시점) 형상을 한 자이든 드론은 러-우 전쟁에서 흔히 보이는 FPV 자폭드론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적 내용과 소프트웨어, AI 기능은 자이든을 일반적인 폭탄 드론과 차원이 다른 전술을 수행하도록 도와준다.
자이든은 니어스랩의 드론 요격용 드론(Hard kill Drone)인 ‘카이든(Kaiden)’의 여러 기능을 이식했지만, 최고속도나 짐벌은 더 간략화했다. 대신 자이든은 탑재 중량, 즉 적을 공격하는 탄두를 더 크고 무거운 것으로 싣는다. 현재 시험 중인 자이든은 K207 60㎜ 박격포탄 한 발을 장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드론 앞쪽 윗부분이 통째로 포탄을 수납하고 끼우는 상자로 돼 있다. 탄두를 장착한 자이든은 최대 120㎞의 속도로 10㎞ 밖의 적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자이든은 단순히 박격포 대신 박격포탄을 싣는 자폭드론이 아니다. 자이든의 진정한 강점은 니어스랩이 꾸준히 연구한 군집 드론 AI 기술에 있다. 자이든 드론은 서로 FANET(Flying Ad-HOC Network)를 사용해 드론끼리 스스로 통신하고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드론 운용자는 한 번에 하나의 자이든 드론만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대의 드론을 통제할 수 있다.
자이든의 가장 큰 특징은 이 ‘군집 운용 모드’를 사용한 공격작전에 특화했다는 것이다. 다른 드론들은 별도의 발사대나 컨테이너가 필요하지만, 최대 10대의 자이든 드론을 쌓아 올린 상태로 바로 드론을 출격시킬 수 있다. 야전 운용성을 극대화하고, 전술 차량·컨테이너·장갑차량은 물론 무인 차량에서도 간단한 설치로 군집 공격 능력을 갖춘 자폭드론을 운용할 수 있게 한다.
자이든 드론이 앞으로 해결하려는 숙제는 탑재 무장인 박격포의 격발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의 개조사례를 참고해 전자기적 장비로 자이든 드론에 탑재된 박격포탄을 공중폭발 혹은 직격 폭발이 가능하도록 연구할 예정이다.
파블로항공 ‘S10s’
폼보드 동체 사용 제작 쉽고 저렴
모듈화 구조…최대 1㎏ 탄두 장착
다음으로 살펴볼 ‘S10s’ 군집 공격드론은 파블로항공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군사용 솔루션 ‘파블로xM’에서 공격 임무를 맡는 드론이다.
이 시스템은 택배용 수직이착륙(VTOL)을 군사용 정찰 장비에 장착한 R10s 드론과 S10s 드론으로 나뉜다. R10s 드론이 우수한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로 원거리에서 적을 발견하면 S10s를 발진시켜 타격한다는 작전개념을 가지고 있다.
S10s의 주요 특징은 세 가지다. 첫 번째 특징은 일반 드론이 가진 쿼드콥터 방식이 아닌 비행기처럼 생긴 고정익 드론이라는 것이다. 비행기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비슷한 무게의 드론보다 비행시간이 길고 속도도 빠른 장점이 있다.
두 번째 특징은 폼보드 동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가볍고, 가공하기 쉬우며, 가격을 만족하는, 소모성 무인기에 최상의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흔히 저가형 드론의 동체로 골판지를 많이 언급하고,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골판지 드론이 등장했다. 하지만 골판지는 제작 공정이나 방수 기능에서 문제가 많다. 폼보드가 대량 생산에 더 적합하다.
마지막 특징은 독특한 모듈화 구조와 탄약 레일 시스템에 있다. K-MOSA(Korean Modular Open Systems Approach) 개념을 도입한 S10s는 기수 부분의 모듈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위성항법(GNSS) 유도 모듈, 주간 짐벌 카메라 모듈, 열영상 카메라 및 위성항법 모듈로 유도 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
기수 모듈 뒤편에는 탄약 레일이 장착됐다. 최대 1㎏ 수준의 폭발 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탄두 개발 시 장착하도록 공간이 남겨져 있다.
파블로항공은 1㎏ 수준의 폭발 탄두를 장착하면 비행 모터나 배터리 가격대 효율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고, 그보다 큰 탄두를 장착하면 가격 대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고 밝혔다.
물론 1㎏ 수준의 탄두로는 파괴되지 않는 표적이 있을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블로항공은 AI를 사용한 군집 공격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이는 군집드론 AI 기술로 하나의 표적에 여러 대의 S10s가 동시에 공격해 위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다.
KAI ‘CMMAV’
통신 기능 포함 다기능 모듈화 탄두
미사일처럼 튜브 발사 시스템 사용
마지막으로 살펴볼 국산 군집 공격드론은 KAI의 소형 다기능 모듈화 비행체(CMMAV)다. 2022년 10월부터 2026년 9월까지 국방기술진흥연구소 주관의 ‘소형 다기능 모듈화 비행체 설계 기술 개발’ 사업 과제로 개발 중이다. 앞서 소개한 두 개의 군집드론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첫 번째 특징은 다양한 기업이 개발에 참여하는 점이다. 기체는 프리뉴, 데이터링크는 LIG넥스원, 특수탄두는 풍산, 탐색기는 새론에스엔아이, 항법은 덕산냅코어스 등 여러 기업이 함께 CMMAV를 위한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CMMAV는 비행 성능 확인을 위한 사출기 이륙 비행에 성공했으며, 앞으로 튜브 발사 및 연막탄을 이용한 실제 공격 임무 테스트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두 번째 특징은 통신 기능이 포함된 다기능 모듈화 탄두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적의 위치를 찾는 탐색 모듈은 레이저 거리 측정기(LRF)와 주/야간 카메라(EO/IR)가 안정화 짐벌에 장착돼 유도탄 수준의 정확도를 달성했고, 공격 모듈은 간소화된 탐색기 뒤에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풍산이 제작 중인 특수탄두를 장착한다. 독특한 것은 통신 모듈이다. 드론 간 통신이 가능한 FANET(Flying Ad-hoc Network) 모듈이 있지만, 지상의 지휘소와 드론 사이를 중계하는 통신 기능 모듈이 개발된다. 지상 지휘소는 데이터링크의 음영구역 제한을 해소하고, 7㎞ 이상 먼 곳의 CMMAV 드론도 통제할 수 있다.
마지막 특징은 이 모듈화 탄두를 튜브 발사 시스템으로 발사한다는 것이다. 소형 전술차량에 20개의 발사 튜브에 장착된 CMMAV는 수초 이내에 여러 대의 드론을 미사일이나 다연장 로켓처럼 발사할 수 있다. 미리 각각의 임무에 따라 설정된 모듈화 탄두를 가진 CMMAV는 탐색 모듈, 타격 모듈, 중계 모듈 몇 개가 하나의 팀처럼 이뤄져 적을 찾을 때까지 배회하며 공격 기회를 노린다. 사진=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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