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교육사령부 창설 79주년
해군병·부사관 약 48만 명 키워내
‘현장 전투력 발휘’ 실전형 전사 양성
미래전 대비 과학기술 교육체계 발전
인력 획득 TF 구성, 다양한 모병활동
강한 해군의 출발점이자 기본을 다지는 요람인 해군교육사령부(해군교육사)가 지난 15일 부대 창설 79주년을 맞았다. 해군 장병이라면 누구나 이곳을 거쳐야 한다. 해군병은 물론 부사관·학생군사교육단(학군단) 후보생을 군인으로 육성하는 ‘양성교육’, 임무 전문성을 끌어올리는 ‘보수교육’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해군교육사가 지금까지 양성한 해군병은 36만4500여 명, 부사관은 11만4500여 명에 이른다. 창설 79주년을 맞아 부대가 걸어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살펴본다. 글=조수연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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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장병 양성에 쏟은 79년
“배도 없고 보급도 없는 부대, 의욕 하나만의 부대였지만 제일 먼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앞으로 이 나라 해군을 끌고 나갈 간부를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손원일 제독, ‘나의 이력서’, 1976년 11월 23일 자 한국일보)
1976년 한국일보에 연재된 손원일 제독의 ‘나의 이력서’에는 해군을 이끌어 갈 인재 양성의 중요성이 기록돼 있다.
해군교육사는 해군 창설 이듬해인 1946년 2월 15일 ‘신병교육대’로 창설됐다. 1기 해군병 705명이 입영하면서 공식적으로 해군 양성 교육의 첫발을 내디뎠다. 1946년 3월 21일, 해방병단 내 교육대 위생분대 제1기생 20명이 위생사로 임관하며 보수교육을 개시했다. 같은 해 6월 1일 준·하사관교육대가 창설되면서 부사관 교육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군 창군 원로들은 ‘인재를 양성해 바다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조국이 누란의 위기에 빠진 1950년 11월 해군 종합학교를 세워 해군·해병대 장병을 교육·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바다와 육지에서 해군·해병대는 하나가 돼 빛나는 승리를 쟁취하고 조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
1987년 7월 1일 해군교육사가 창설돼 오늘날의 양성 및 보수교육체계를 갖췄다.
2009년 한국해양대·부경대·제주대·목포해양대 등 4개 사관 학군단이 군사교육단에 예속됐다. 2012년에는 이지스 구축함, 차기 호위함·고속함 등 신규 함정의 전력화에 발맞춰 교육과정을 제·개정해 현대화된 해군 전투력을 뒷받침했다. 기존 신분별(장교·부사관·병)로 운영했던 학교 교육체계를 기능별(전투·기술·정보통신 병과, 기초군사교육 등)로 전환하는 등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현장 전투력 발휘를 위한 실전형의 강한 전사를 양성하고 우주·사이버·인공지능(AI) 등 미래전 대비 첨단과학 기술 기반의 교육체계도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의 장비형/교과목형 R-CBT(Realistic contents Computer Based Training), 실감형 교보재 등 첨단 과학기술을 교육훈련에 도입했다.
실물 확보가 어려운 장비나 교보재를 3차원(3D) 프린터로 자체 제작해 활용하는 제작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AI학과 신설을 추진하고 전 간부를 대상으로 AI기술교육 확대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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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지심’ 바탕으로 우수인력 확보 ‘전력’
해군교육사는 최근 군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인재 모집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인력 획득과 관련한 전담기구인 ‘인력 획득률 향상 태스크포스(TF)’를 개설했다. 행정·협업분과, 교육운영분과, 공보분과로 구성된 TF는 교육사 차원의 모병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특성화고 대상 ‘찾아가는 모병홍보 콘서트’를 시행하고, 경남 FC·NC다이노스 등 지역 단체와 함께 모병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임관예정자부터는 특전 부사관 후보생이 중도 포기하더라도 일반 부사관 후보생으로 전환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대대적인 교육과정 쇄신도 단행했다. 중복되거나 유사한 교육과목을 통폐합하고 개인별 교육과정을 설계해 교육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입영교육 횟수를 현실적으로 손본 점도 눈에 띈다. 학군간부후보생의 입영교육 횟수를 기존 5회 12주에서 4회 12주로 조정하고 함정실습을 3일에서 5일로 확대했다. 협약대학과 함께 함정견학 기회 제공, 임관 후 장기복무제도 신설 등 지원을 추진 중이다.
특히 본인이 부임하는 신소속 함정에서 전임자와 함께 직무교육(OJT)을 거치도록 해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높였다. 먼 곳에 근무하는 장병을 위한 원격교육도 병행해 교육·실무 간 연계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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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해군교육사령관 강정호 중장
“서로 ‘리스펙트’하는 조직문화 조성 앞장”
“‘교육사가 변하면 해군이 변한다’는 사명감과 응변창신(應變創新·변화에 한 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길을 개척한다)의 자세로 부대를 운영하겠습니다.”
강정호(중장) 해군교육사령관은 올해 ‘리스펙트(RESPECT)’ 운동을 추진 중이다. 학문과 기술을 익히는 것만큼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자세가 중요하단 뜻이다. ‘리스펙트’는 존중(Respect), 정예 장병(Elite navy), 강한 전사(Strong & Powerful warrior), 교육체계(Education system), 소통문화(Communication culture), 신뢰(Trust)의 약어다.
강 사령관은 “교육사는 해군에서 가장 모범적인 부대로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는 강한 전사를 양성하고 소통문화를 조성하는 ‘기준점’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교육사 장병 모두가 모두를 ‘리스펙트’한다면 교육사의 조직문화는 더없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해군교육사는 ‘해군 창설 이래 최다 해군병 수료’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강 사령관은 48개 과제로 이뤄진 ‘특단의 대책’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강 사령관은 “해군 전 구성원이 각지에서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국민들이 지켜봐 주시고, 해군을 신뢰해줘 쾌거가 나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사령관은 부대원에게 전하는 당부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교육이 미래다’란 교육사 구호처럼 우리가 노력해 길러낸 장병들이 장차 해군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책임감을 갖고 각자 주어진 임무에 혼신의 힘을 다해 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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